[리스타트 코리아 '위기'에서 배운다-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5>-1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의 충고

“한국의 새 정부 장관들은 초기에 70대가 주를 이룰 것이며, 한국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초고령사회 초입에 들 것이다. 한국은 강력한 기업 오너십으로 일본기업들보다 위기에서 경쟁력이 강할 것이다.”
3년 전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앞서 한국 정치·경제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예견한 그는 현재 안식년을 맞아 1년간 영국에서 ‘영국 정치·경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지난달 16일 잠시 일본에 들러 도쿄에서 기자와 만났다.
◇아베노믹스 생산성 문제 인식…개혁 속도가 문제=그는 지난 3년간 나타난 일본경제의 변화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깊은 애정을 가진 한국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한·일 모두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도쿄 내 모처에서 만난 그는 “양산시대는 끝났다. 정부 주도 게이단렌(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의 시대도 끝났다. 토요타가 언제까지 이 나라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나. BMW와 비교했을 때 어그레시브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갔느냐.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규제완화와 시장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아베정권(자민당)의 경제는 민주당보다 정확히 문제가 뭔지 알고 있다”면서도 “생산성은 여전히 문제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더 향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에 비해 자민당 정권이 이런 문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생겨 시장논리가 정치논리를 넘어선 상태여서 쉽게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개혁속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문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은 지금 분배문제에 빠져있는데, 어떤 식의 성장 속에 분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분배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리 젊은 사람들이 변화하자고 해도 변하지 않고 복지를 원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60~70대는 자산이 많지만 이를 소비하지 않고 젊은층은 유동성이 없어 양측간 시각 차이가 커서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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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이란 나라는 자살의 길로 가고 있다”며 노인복지문제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이 나라에는 모순이 많다. 정부가 노인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장수하도록 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져 미래세대에 투자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이 나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살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의 다음 정권도 반드시 복지가 최대 이슈가 될 텐데, 가계부채는 더이상 유지가 불가능하고 금리도 절대적 가계부채 규모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의 시행착오를 따라가고 있다=한국은 지금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따라간다며 한국이 생산적으로 가야 하는데 4대 중증질환 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할 정도로 지출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관련해선 “병원쇼핑을 하면서 메르스가 확산된 것 아니냐. 지금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리하게 노인복지를 더하면 안되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더 해야 한다”며 “일본에서도 아르바이트 임금이 올라가고 있고 시급 1000엔 시대인데, 임금은 생산성과 직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의 고임금 문제도 지적했다. “한국이 ‘원고’가 되면서 현대차를 예로 들면 시끄러운 노조로 인해 생산성에 비해 엄청난 임금이 됐다. 누가 한국에 투자하겠는가. 변화의 사이클은 늦지만 그대로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는 항상 약자의 논리다. 서민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똑같은 이슈다. 지난 10년만 보면 ‘나는 더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생산성보다 임금이 더 오른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확실한 것은 이대로 가면 20년간 장기불황에 빠졌던 일본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며 한국은 아베의 모델이 아닌 한국식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