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젊은 재계 총수들은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네요."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던 어느날 점심시간. 한 재계 인사가 TV 중계를 보다 얘기를 던졌다. 이번 올림픽만큼 재계 총수들의 참여가 소극적이었던 경우가 드물었단 것이다.
실제 직전에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과 비교해봐도 재계 인사의 현장 방문 숫자나 대기업 마케팅 규모가 저조한 게 사실이다.
물론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내부 업무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 이번엔 지구 정반대편에서 열리다 보니 시차로 인해 자연적으로 관심도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적인 속성상 '투자 대비 효율이 적다'는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올림픽의 파급력이 줄어든 것이다.
더구나 요새 대기업이 프로 스포츠단까지 접는 마당에 '비인기 종목'에 누가 기꺼이 돈을 쏟아붓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재계 3~4세로 내려갈수록 이런 '실용주의' 노선은 강해진다. 이 앞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하겠다는 명분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는 재계 창업주나 2세 세대와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만 보더라도 창업주들이 발 벗고 내 일처럼 나섰다.
게다가 올림픽을 '비즈니스의 장'으로 만드는 수완도 보였다. 이들의 적극적인 후방 지원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1990년대는 물론 2000년대 들어서도 그 뜻을 이어받은 2세들이 직접 해외 올림픽 현장에 등장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긍정적 취지였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선 양궁팀이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값진 성과를 냈지만, 다수의 비인기 종목들은 재정난에 시달리며 극심한 양극화가 보였다.
이미 시대가 변해 예전과 같은 재계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긴 어렵다. 그러나 재계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일정 부분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비단 올림픽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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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여러 절박한 '비인기 종목'들이 많다. 앞으로 우리 경제계를 이끌어나갈 뉴 리더들이 그늘진 곳까지 세심히 살핀다면 그들이 제일 걱정하는 '반기업 정서'들도 차츰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