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너무 멀리 간' 이재용 재판

[기자수첩]'너무 멀리 간' 이재용 재판

김성은 기자
2017.12.14 05:30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부당한 측면이 있다. 공권력은 큰 길을 가야 한다. 절제되지 못한 공권력 행사는 언젠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비단 한 사람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2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특검 측의 잇단 공소장 변경과 수사방식을 두고 한 한 변호사의 말이다.

특검 측이 '0차 독대설'을 들고 나왔다.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간 1차 독대(2014년 9월)에 앞선 독대가 더 있었다는 의미다. 이는 기존 공소장에 없던 내용으로 최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아 구속 기소된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진술을 통해 확보된 내용이라고 한다.

0차 독대설이 등장한 것을 두고 애초 특검 측이 '삼성은 다른 기업과 다르다'고 본 정황 중 하나, 즉 1차 약 5분간의 만남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을 것이란 의혹의 입증이 부족했기 때문 아니겠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나올 때까지 터는' 이른바 먼지털이식 표적수사로 비칠 여지도 존재한다.

2심에 나온 내용 중 공소장에 없던 내용은 또 있다. 2014년 출시된 갤럭시S5 등에 모바일 의료용 앱을 탑재한 것이 청와대에 부정한 청탁을 한 결과라는 주장. 특검 측은 0차 독대에서 이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3번째 공소장 변경의 여지를 남겼다. 인과관계 입증은 차치하고 대통령과 한 번 더 만났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을 던진 것만으로도 특검 측에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된 듯하다.

변호인단은 억측이라 반박했다. 당시 규제 완화 분위기가 완연했고 일반적 업무처리 과정마저 뇌물 관계로 엮으면 삼성이 진행한 모든 기업 현안에 대해 반론해야 하느냐는 비판이었다. 재판부조차 "(모바일 앱 탑재 같은 현안도) 포괄적 경영권 승계라 한다면 이 무렵 삼성 모든 현안이 공소사실에 포함될 수 있어 너무 멀다"고 지적했다.

어찌 보면 미르·K재단에 출연한 기업과 박 전 대통령 간 관계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문에 "기업의 재산권과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했다"고 명료하게 적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숱한 원칙(공판중심주의, 증거우선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등)들로부터 너무나 멀리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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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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