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사업 불황으로 보기 드문 실적 부진을 겪은삼성전자(190,000원 ▲2,100 +1.12%)가 올해 상승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환경을 보면 낙관하긴 이르다.
◇전년比 영업익 '반토막'…4Q 반도체 반등 '시그널'=삼성전자가 30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영업이익 27조7600억원, 매출 230조52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2.84%로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성적표로 매출도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4500억원으로 전년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약 3조원)는 다소 상회했다. 업계는 D램 가격 하락세가 멈춘데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삼성전자의 반등은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본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전무는 이날 "반도체 턴어라운드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어렵지만 D램은 견조한 수요 증가에 따라 안정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D램 재고는 상반기 내내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中시장 침체 우려…JY 재판 향배 촉각=하지만 지난해 실적악화의 장본인인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되기 무섭게 신종 코로나 창궐로 글로벌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 실적 반등을 장담할 수 없다. 5G(5세대 통신) 스마트폰 출시에 이은 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등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 삼성전자는 매출이 꺾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 부회장이 3년 가까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받으며 삼성전자는 5G, AI(인공지능), 시스템 반도체 등 전사 차원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최소한의 투자만 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특유의 대형 M&A(인수·합병) 공백으로 이어진다. M&A는 정체된 시장이나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는 가장 확실한 카드다. 삼성전자는 단적으로 2017년 9조원을 투입해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이렇다 할 M&A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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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1억5000만~1억6000만달러(약 1650억~1800억원, 추정치)를 투입해 이스라엘 IT 스타트업 '코어포토닉스'를 인수했지만 아직 미흡하다. 하만 같은 조(兆) 단위 M&A는 총수의 과감한 결단이 필수다.
◇'구원투수' 스마트폰 불안한 입지…10조원 고지 사수 실패=반도체 사업이 주춤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스마트폰 사업도 불안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조2700억원) '10조원' 정복에 실패했다. 2011년 8조1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조원 고지를 사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삼성전자 스마트폰(출하량 기준 18.4%, 6880만대)은 지난해 4분기 애플에 글로벌 스마트폰 1위(18.9%, 7070만대) 자리를 내줬다. 애플이 스마트폰 분기별 1위에 오른 것은 2017년 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과 갤럭시 5G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고사양 메모리와 이미지 센서 탑재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만큼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은 빨라질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