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 땅을 밟는 것이 이렇게 고된 일일 줄 상상도 못했다.
31일 오전 8시5분. 우여곡절 끝에 중국 우한의 한국 교민들을 태운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우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물리적 비행시간은 단 2시간. 하지만 교민들이 피부로 느낀 체감시간은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보다 길었다. 긴박했던 이 여정은 지난 30일 오전 1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비행허가 지연으로 전세기 운항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10시40분
원래 한국 교민들이 전세기 탑승을 위해 집결지인 우한공항 톨게이트에 모이기로 한 시각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1시께 주우한총영사관이 긴급공지를 통해 전세기 운항이 지연됐음을 알린다. 이때부터 교민들의 입술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전세기 비행허가를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초조함이 교민들 사이에 퍼졌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전세기 비행허가를 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30일 오후 1시30분
31일 새벽 3시께로 대한항공 전세기의 우한공항 비행허가가 났다. 당초 2대로 나누어 운항 예정인 전세기는 400명이 넘게 탈 수 있는 보잉 747 1대로 조정됐다.
우한총영사관은 교민들에게 30일 밤 9시까지 당초 집결지인 우한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하라고 주문했다.
#.30일 밤 9시
우한공항 톨게이트에 전세기를 타고 갈 한국 교민들이 모두 집결했다. 이들은 일반 항공기 탑승과 똑같이 항공권을 발급받고 수하물을 부쳤다. 우한공항은 교민들 외에는 그 어떤 탑승객도 존재하지 않았다.
#.31일 새벽 3시
전세기로 우한을 떠날 한국 교민들에 대해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검역이 계속됐다. 중국 정부는 체온이 37.3도를 넘으면 중국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수차례의 검역 관문에서 교민들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1명의 교민이 체온이 기준치를 웃돌며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교민들 사이에 전세기를 탈 교민 숫자가 371명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교민 숫자인 최종 36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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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6시3분
드디어 교민과 유학생 등을 태운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가 우한 공항을 이륙했다. 이날 전세기에서 근무한 대한항공 승무원은 "교민들이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31일 오전 8시5분
2시간의 비행 끝에 전세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전세기 교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1일 오전 8시10분
전세기에 내린 교민을 태우고 갈 버스가 김포공항을 빠져나갈 A검문소는 공항 특수경비대 대원들이 삼엄하게 통제했다. 전세기가 도착하기 직전부터 구급차량 6대와 경찰차량 5대가 도열해 교민들에게 벌어질 만에 하나 사태에 대비했다.
방역복을 착용한 의료진들과 구급차량 9대가 다시 추가 투입됐다. 김포공항 주변경계도 강화돼 경찰 2개 기동대가 투입됐다.
#.31일 오전 8시44분
이번 전세기에 함께 탑승했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버스편으로 A검문소를 빠져나왔다.
#.31일 오전 9시~10시
김포공항 착륙 1시간 정도 지나자 드디어 교민들이 전세기에서 내렸다. 교민들은 모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교민들은 다시 차례대로 신분 확인과 검역절차를 다시 거쳤다.
이 과정에서 전세기 탑승 전부터 가벼운 발열 증상을 보인 12명과 입국 후 추가 발열 증상이 나타난 6명 등 총 18명이 국립의료원과 중앙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교민들 사이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
#.31일 오전 10시 50분
아산과 진천에 소재한 격리장소로 교민들이 탄 버스가 처음 이동하기 시작했다. 교민들은 총 30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10시50분 버스 6대가 가장 먼저 떠났고, 이어 11시3분 7대, 11시8분 6대, 11시13분 6대, 11시 14분 5대 등 총 30대 버스가 모두 김포공항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