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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올 하반기부터 업계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중국 기업 공습과 미국 현지 투자 압박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세액 공제율을 확대하는 'K-칩스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업계에선 배터리 관련 투자 지원 확대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자 배터리에 대해서도 '한국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통과로) 국회가 기업들의 투자와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산업인 배터리 업계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칩스법은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 연장과 공제율 향상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국회엔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현행법이 배터리 제조와 같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를 법인세 공제 한 가지 방식으로만 규정하는 것을 직접 현금 환급이나 제3자 양도 방식으로 보완했다. 국회 이차전지 포럼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기존 법인세 공제 방식이 영업이익이 발생한 후 법인세를 납부할 시기에 혜택을 받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특히 배터리 업계의 경우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실적이 악화되며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국내 배터리 3사는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은 3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SK온은 2022년 연구개발에 387억원, 시설투자에 6억원을 투입했지만, 조세특례법상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비 세액공제액은 이익이 없어 모두 이월되기도 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주요 배터리사들은 모두 중국 업체들에 대응할 전략으로 '차세대 기술'을 내놨다. 실제로 현장에선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소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기업보다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건 결국 기술력"이라며 "투자비용이 계속 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캐즘이 끝난 이후를 생각해서라도 기술력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2030년까지 배터리 업계에서 약 5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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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지난 5일 인터배터리 현장에서 "전시를 보면 46시리즈 제품, 리튬인산철(LFP), 셀투팩(CTP) 등 제품으로 많이 리딩(선도)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런 것을 활용해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에 앞서서는 "투자 세액공제를 직접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는 형태가 되면 우리 기업에 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직접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IRA에 따라 투자비의 30%를 직접 환급해주고, 중국은 30% 이상의 투자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받은 정부보조금은 2018년 7670만달러(1109억원)에서 2023년 8억920만달러(1조1705억원)로 대폭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