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엑사원 대해부(下)
③각 산업 특화 AI 개발…시너지 극대화

'엑사원'(EXAONE)은 LG그룹 각 계열사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실현할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10여곳이 실제 업무 현장에 엑사원을 도입했다.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은 물론 제품 생산성까지 개선됐다.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엑사원 기반의 자체 AI(인공지능)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를 도입한 후 하루 평균 업무 생산성이 이전 대비 약 10% 향상됐다. 하이디의 '두뇌' 역할을 맡는 LLM(대규모 언어모델)이 바로 엑사원이다. 하이디는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요약·초안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 사내 문서 약 200만건을 학습시켜 '하이디 서치' 기능도 구현했다. 품질 검색부터 표준, 우수사례, 시스템 매뉴얼 사내 교육 자료 등이 검색 대상이다. 지난달부터는 이미지 검색 기능도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는 하이디 성능을 꾸준히 끌어올려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이상 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제조 현장에 도입한 AI 생산 체계도 엑사원을 적용해 고도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 3.5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sLM(소형언어모델)을 개발해 AI 통화 애플리케이션(앱) '익시오'(ixi-O)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대비 모델 크기는 82%, 전력 소모는 78% 줄이면서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엑사원의 한국어 처리 능력이 뛰어난 만큼 통화 요약 등 익시오가 제공하는 주요 기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엑사원을 토대로 △한 줄 요약 △상세 요약 △키워드 추출 등 익시오의 기능 개발도 추진한다.
LG화학에선 공장 내 석유화학 원재료 공급 스케줄링 자동화에 AI를 적용한다. AI가 수율과 이윤을 고려해 생산 스케줄을 짜고 실제 현장에 반영한다. 소재 개발에는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활용된다. AI가 후보 물질 합성 결과를 예측해 후보군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는 이차전지 외에도 화장품 소재 개발 등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이홍락 LG AI 연구원장은 "범용 AI를 넘어 각 산업에 특화된 전문가 수준의 AI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 사업을 중심으로 엑사원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금융, 바이오 등 분야에서는 외부 협력을 토대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④유전자 검사 기간 2주→1분…바이오도 AI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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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엑사원'(EXAONE)을 앞세워 인류 난제로 꼽히는 알츠하이머와 암 정복에 속도를 낸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를 예측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 AI 연구원은 지난해 3월 미국 유전체 연구기관 '잭슨 랩'(JAX)과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과 신약 연구를 위한 AI 공동 연구개발에 착수해 총 6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중 4편은 세계 최대 알츠하이머 학회인 'AAIC 2025'에, 나머지 2편은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2025)에 등재됐다. AI 기술을 의료·바이오 연구에 접목한 실질적 성과를 국제 학술무대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대표적인 행동 증상인 '과잉 행동'이 유전 요인뿐 아니라 고지방·고당분 식습관과 결합될 때 악화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특정 염색체의 유전자 영역이 과잉 행동과 관련됐다는 점도 확인해 향후 행동 증상 표적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단일 세포 수준의 AI 분석 기술도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가 뇌의 모든 세포를 동일하게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 뇌를 구성하는 세포 단위를 구분해 학습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뇌세포 유형별로 어떤 세포가 질병 진행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규명해 맞춤형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방대한 유전 데이터를 압축·보정하고 일부 누락된 항목을 정밀하게 복구할 수 있는 '불완전 데이터 통합 AI'도 개발했다. 데이터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세포 샘플까지 모두 학습에 활용해 질병 예측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LG는 이번 성과를 신약 개발로 이어가기 위한 후속 연구에 착수한다. 향후 알츠하이머 원인 유전자 후보를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AI 기반 의료·바이오 기술 연구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ABC(AI·Bio·Clean Tech)' 핵심 중 하나다. LG AI연구원은 지난 7월 병리 이미지로 유전 변이를 예측하는 정밀 의료 AI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했다.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기존 2주 이상이 걸리던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유전자 변이 예측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78.4%에 달한다. 엑사원 패스 2.0은 암 등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암과 대장암 등 특정 질병에 특화된 모델도 선보였다.
LG AI 연구원은 이외에도 백민경 서울대 교수팀과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공동 개발 중이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는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일찌감치 의료·바이오 분야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 분야는 골든타임이 중요한데 AI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예측해 질병 발견과 신약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AI 신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