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상쇄하려면 핵심광물 가공뿐만 아니라 채굴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워싱턴D.C.에서 주최한 '광물 안보를 위한 동맹 파트너십 모델' 특별 대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제언했다고 고려아연은 28일 밝혔다.
1961년 설립된 애틀랜틱 카운슬은 국제안보와 경제, 정치 등 분야의 정책 연구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특별 대담에는 미국 외교·안보 정책 네트워크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프레데릭 켐프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 등 주요 인사도 참여했다.
최 회장은 이번 대담을 통해 "핵심광물 이슈는 이제 단순한 산업, 경제 문제가 아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전환됐다"며 "과거처럼 시장 신호에만 의존하면 일부 국가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고 미국 등 서방 국가의 공급망 취약성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핵심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에 대항하거나 상쇄하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의) 완전한 장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이 주요 핵심광물의 가공을 지배하고 있지만, 채굴 단계에서는 인도네시아, 콩고, 인도 등 입지가 탄탄한 다른 나라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금속 가격과 제련 수수료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굴국들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이를 통해 광물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핵심광물 산업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전략산업에 중요한 핵심광물 지배력을 확장하기 위해 수익성 등 시장원리를 무시하며 규모를 키워왔다고 설명하면서 "중국의 지배력은 더 강화되고, 다른 나라들은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설립을 추진 중인 통합 제련소 '크루서블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기술, 경험, 역량을 제공하고 미국 정부가 자본과 정책 지원을 제공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구조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주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양자 협력 프로젝트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는 올해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아연, 연 등 기초금속은 물론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핵심광물 13종을 생산한다.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