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이전고시까지 끝났는데, 관리처분계획을 다툴 수 있을까?

[법] 이전고시까지 끝났는데, 관리처분계획을 다툴 수 있을까?

허남이 기자
2026.05.28 17:44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권리가액 산정, 분양평형 배정 등의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스더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이에스더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그런데 문제는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도 이러한 다툼이 가능한지 여부다. 특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상 '이전고시'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권리귀속관계가 새롭게 확정되는 만큼, 그 이후에도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를 이유로 취소 또는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상 이전고시가 있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분양받을 대지 또는 건축물에 관한 권리귀속관계가 확정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되므로", 이전고시 후에는 조합원 등이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그 이유에 관하여, 이전고시 이후 관리처분계획이 무효로 확인되어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수립하여야 하는 경우, 특히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같은 정비사업에서는 총회의 소집통지가 용이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 새로운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하는 것 자체가 현저히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 및 이전고시 이후 형성된 새로운 법률관계에 터잡은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 등이 공람·의견청취절차를 거쳐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총회 의결을 통해 권리관계를 정하는 것이고, 행정청 역시 인가·고시를 통해 이를 관리·감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처럼 다수의 조합원 등이 관여하고 관련 법령에 따른 여러 절차를 거쳐 수립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이미 이전고시까지 마쳐졌음에도, 다시 처음부터 관리처분계획을 작성하고 이전고시 절차를 반복하도록 하는 것은 "대다수 조합원의 단체법적인 의사와 정비사업의 공익적 성격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대법원은 이전고시의 효력 발생으로 이미 대다수 조합원 등에 대한 권리귀속관계가 획일적·일률적으로 처리된 이상, 이를 다시 무효화하고 처음부터 관리처분계획 및 이전고시 절차를 반복하도록 하는 것은 정비사업의 공익적·단체법적 성격에 배치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관리처분계획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전고시 이전 단계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단계별로 권리구제 방법과 시기가 엄격하게 문제되는 영역인 만큼, 관련 법령과 판례를 충분히 검토한 뒤 도시정비법 분야의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글 법무법인 센트로 이에스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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