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앤트로픽에 지분 투자…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와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 간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협력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는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에 이어 또 다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게 된다. 적자가 지속된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8일(현지시간) '시리즈H 투자라운드'에서 650억 달러(약 97조6170억원)를 유치했다. 투자 후 기업 가치는 9650억달러(약 1449조 237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메모리 3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협력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로직칩'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메모리 3사 가운데 로직칩 생산 역량을 갖춘 기업은 파운드리 사업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클로드에 활용된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앤트로픽은 오픈 AI와 함께 글로벌 주요 AI 모델 기업으로 꼽힌다.
협력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또 다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AI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애플과도 이미지센서(CIS)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와는 4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 기반의 추론형 AI칩 '그록 3' 생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외부 고객뿐 아니라 자사 제품을 통해서도 라인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베이스다이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HBM4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파운드리 가동률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이날 세계 최초로 샘플 출하에 성공한 HBM4E 베이스다이에도 동일한 공정이 적용된다.
차세대 공정인 2나노 역시 고객사 기반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다수의 대형 고객사와 2나노 협력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사와는 가까운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첨단 공정 라인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지분 투자 차원을 넘어 삼성전자가 AI 생태계 내 주요 기업들과 협력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HBM을 비롯해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 기반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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