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판매자가 된 소비자 '#마켓'의 사회심리학

[MT리포트]판매자가 된 소비자 '#마켓'의 사회심리학

양성희 기자
2019.01.30 18:00

[나홀로 사장님]②고용 위축이 불러온 신풍경…"친근감에 지갑연다"

[편집자주] 1인마켓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유례없는 취업난속에 20·30세대 젊은이들이 대거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자기사업을 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간편한 상거래 플랫폼이 날개를 달아줬다. 전통적인 유통 모델의 틀을 깨는 1인마켓의 현주소와 성장배경, 개선점 등을 짚어본다.

1인 마켓의 부상은 취업난과 저성장, 불황과 맞물려있다. 젊은이들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진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좋은 성능)를 추구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 아이템을 찾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1인마켓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1인마켓의 부상을 'N잡러'로 설명했다.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는 고용 안정성이 악화되고 취업난이 불거지면서 등장했다. 실제 1인 마켓을 부업으로 삼는 경우는 상당하다. 요가·필라테스 강사가 마켓을 열고 운동복이나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저성장기를 맞아 투자대비 효과를 중시하는 트렌드도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창업 실패사례가 잇따르자 창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온라인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1인 마켓엔 임대료, 인건비, 마케팅비가 필요 없다. 과거와 달리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운영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홍보할 수 있게 돼서다.

경력단절여성이 경제활동에 복귀하는 수단으로도 각광받는다. 뮤지컬배우 출신으로 인스타그램에서 '끄리나'라는 브랜드로 의류 제품을 판매하는 이미지씨는 출산 뒤 육아에 전념하면서 1인 마켓을 시작했다. 이씨는 "육아를 하면서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1인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활성화됐다. 소비자이면서 판매자인 이른바 '셀슈머'(seller+consumer)가 부상한 것이다. 이들은 평소 써왔던 제품이나 필요에 따라 직접 제작한 제품을 판매하며 공감을 얻는다. 마켓 '두부누나네'를 운영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4만7500명을 보유한 송리나씨는 "평소 직접 써보고 스스로 검증한 제품 위주로 마켓을 연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판매자는 주로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직접 모델 겸 판매자로 나서는데, 연예인과 달리 친근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라이브 방송'으로 생생하게 제품 사용법을 알리고 사이즈 등 각종 문의엔 댓글·메시지로 친절하게 답을 한다. 평소 일상을 공유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수만~수십만명의 팔로워가 신뢰도를 보장하는 면도 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 인플루언서는 동경과 모방의 대상인 동시에 연예인보다 친근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기성 브랜드가 아닌 해외 직구(직접구매), 디자이너 브랜드의 특별한 제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소비심리도 1인 마켓의 부상과 맥이 닿아 있다. 1인 마켓에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특색있는 상품이나 전문용품, 가성비 높은 물건이 많다. 구매대행으로 1인 마켓을 시작한 미스코리아 출신 이윤영씨가 국내에 소개한 미국 유기농 기저귀 '애플크럼비'는 하루에 1만팩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는 패션이나 화장품, 액세서리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숍들이 즐비하다. 비슷한 성향과 관심을 가진 고객들이 포털검색을 통해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모객효과를 일으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평소 SNS로 계속 봐왔던 사람에게 친숙성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호감과 신뢰감이 생겨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또 "다른 사람의 구매 후기, 반응이 주된 의견처럼 올라오면 그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다"며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구매 충동을 불러오는데 특히 물량이 제한된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