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신청' 발란, 매각 카드 꺼냈지만…'큰손' 셀러·소비자 탈출 중

'회생신청' 발란, 매각 카드 꺼냈지만…'큰손' 셀러·소비자 탈출 중

조한송 기자
2025.03.31 17:13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다.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관련 채권이 동결되면서 플랫폼 내 파트너(판매자)들이 미정산 대금을 돌려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발란이 최소한의 기업 청산가치라도 인정받아 채권자 변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예견된 회생 절차, 불투명한 거래 정상화

발란은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마무리 지으려했던 투자 유치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자금 경색이 발생한 탓이다. 플랫폼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에서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비롯한 기업 활동의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제도다. 해당 절차가 진행되면 부채가 동결돼 원금과 이자 지급이 중지된다. 회생절차를 위한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피해자 보상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다만 발란은 담보권자나 금융권 채무가 거의 없어 이번 회생 절차의 주요 대상은 판매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가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발란의 월 평균 거래액은 300억원대,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다. 파트너사에 미지급된 정산금은 수백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발란은 일단 신규 거래가 개시되면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규모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마저도 실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신용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가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하면서 지난 28일부터 발란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내 신규 거래는 중단된 상태다. 대형 판매자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건을 내리고 이탈하는 상황이다. 발란에 등을 돌린 건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다.

매각 가능할까.."청산가치 많아도 30억~50억원 예상"

발란은 회생계획안을 승인받기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데다 판매자들도 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매각이 성사될지도 불투명하다. 실제로 발란은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7억3000만원이다. 2023년에도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392억원으로 56% 급감했다. 이에 따라 2023년만 3000억원을 넘게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도 최근에는 10분의 1 수준인 29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도 소비 침체가 이어지며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업계에서는 발란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청산 가치를 인정받아 채권자 변제에 나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거래액을 기반으로 청산가치를 인정받아 자산을 매각하면 소액이나마 판매자나 주주들의 빚을 갚아 배임 등 책임 소지를 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티몬+위메프)의 합산 거래액이 연간 7조원 가량인데 청산가치로 136억원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000억원 가량대인 발란의 인정금액은 많아도 30억~5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마지막 협상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던 판매자들은 발란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 중심으로는 최형록 대표와 회사를 대상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발빠른 일부 판매자들은 정산금 지급이 지연되자 구매자에게 직접 연락해 반품을 요청하기도 했다. 구매 후 7일 이내라면 고객이 반품 요청시 카드 결제사를 통해 환불을 받을 수 있어서다. 아울러 재고를 떠안게 된 판매자들은 또다른 판매처를 찾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7000만원대 피해를 호소한 한 발란 판매자는 "티메프 사태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며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상실감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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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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