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배워 장래 밝힌다… 꿈 키우는 MZ들

장례 배워 장래 밝힌다… 꿈 키우는 MZ들

이병권 기자
2026.04.13 04:20

웅진프리드라이프 지도사교육원 수강생 70% 'MZ'
정년 없고 역량별 임금제 매력, 자격증 발급도 5년새 84% ↑… 2기 입학경쟁률 2대1 전망

웅진프리드라이프 장례지도사교육원/그래픽=윤선정
웅진프리드라이프 장례지도사교육원/그래픽=윤선정

# 지난 9일 오전 경기 파주시 웅진프리드라이프 장례지도사교육원. '염습' 실습이 진행 중인 강의실엔 천이 스치는 소리와 매듭을 조이면서 새어나오는 기합만 들렸다. 마네킹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지만 수강생들의 절제된 움직임에서 장례지도사란 꿈을 향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염습은 고인에게 수의를 입히고 그 위에 염포·멱목 등을 감싸 마지막 인사를 하는 가장 예를 갖춰야 할 최종 단계다. 실제 1시간 정도 걸리는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습 때도 이에 준하는 시간을 할애한다. 실습 중에 수강생들이 놓친 부분을 냉철하게 가르치는 강사들의 모습에선 비장함이 전해졌다.

전체 수강생의 70% 이상이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다. 주변의 만류와 고정관념을 이겨내고 이들이 '죽음을 다루는 직업'을 택한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다.

10년간 코트를 누비며 엘리트 농구선수를 꿈꾼 정규화씨(27)는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운구차 운전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장례지도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씨는 장례지도사를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도 중심을 잡고 사람들을 돕는 직업"이라며 "프로선수가 되고자 했던 마음가짐 그대로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5년간 백마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한 홍윤석씨(36)는 과감히 군복을 벗고 장례지도사의 길을 택했다. 5년 후면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내와 1년간 고민한 끝에 결정했다. 그는 "'안되면 되게 하라'는 군인 정신으로 배우고 있다"며 "유가족들에게 삶을 새롭게 살아가는 '희망'을 심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며 '남겨진 사람을 돕는 역할'을 고민하다가 장례지도사를 꿈꾸게 된 마지민씨(26) 등 수강생 각자의 사연들은 이들이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로 다른 배경에도 이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포인트는 '현실적 만족도'다. 정년 없이 오래 일할 수 있고 개인의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높은 보수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례지도사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장례지도사 자격증 발급 건수는 2020년 1602건에서 지난해 2947건으로 증가했다. 5년 새 약 84% 늘었다.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를 체감한다. 교육원 강사인 장형석 의전지도사는 "섬세한 감정을 케어해야 하기에 기계나 AI(인공지능)가 대체할 수 없다는 안정감이 있다"며 "장례의 형태가 바뀔 수는 있지만 장례지도사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조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업계 첫 선수금 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2월 개원한 웅진프리드라이프 장례지도사교육원은 8주(300시간) 교육기간을 통해 현장투입 인력을 양성한다. 수료 후 상조회사나 장례식장으로 연계하는 구조를 갖췄다. 2기 수강생의 입학경쟁률은 이달 중순 수료를 앞둔 1기(1.5대1)를 넘어 2대1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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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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