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公기업 개혁' 응답하라 민주당

[광화문] '公기업 개혁' 응답하라 민주당

박영암 정치부장
2014.01.10 06:00

"공기업 민영화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얼핏 전형적인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보인다. 소설가이자 경제평론가인 복거일을 위시한 일단의 자유주의자들은 공기업의 비효율성과 천문학적 부채 해법을 민영화에서 찾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말의 주인공은 2002년 2월 당시 김대중정부 청와대의 박선숙 대변인이다. 김대중정부는 "민영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도 공기업 민영화를 강력히 밀고나갔다. 지난해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가신 출신인 설 훈 의원을 위원장으로 '공공부문민영화저지특별위원회'를 발족한 민주당과 사뭇 다른 태도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철도민영화를 추진하지 않았느냐"는 여권의 공세에 지난해 12월 하순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성명서에서 민주당은 국민의정부 시절 철도민영화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사항이었고 달러를 지원받아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무현정부 때는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 민영화를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물·의료·철도 등 공공부문 민영화저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공공부문 민영화에 줄곧 반대해왔다는 해명이다.

민주당의 공기업 민영화 반대 이면에는 '공기업 본연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공기업은 수익과 효율성보다 공공서비스 제공이 우선이라는 게 민주당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이 수서발 KTX자회사 설립이나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 등에 적극 반대한 것도 공공성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민영화에 대한 반대는 집권경험이 있는 야당으로서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공기업 방만경영을 민영화로 해결한 국내외 사례가 많아서다. 영국항공과 일본철도 등이 해외 대표 사례다. 대한항공 포스코 KT&G KT 등도 민영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같은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민영화는 안 된다"고 주장해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심지어 진보좌파진영에서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민영화 반대를 우려한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는 최근 코레일 민영화 논란에 대해 "철도민영화는 나라마다 진행 정도와 성과가 다르다. 그런 만큼 민영화를 무조건 악 또는 무조건 선으로 규정하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다시 집권을 꿈꾸는 민주당은 '민영화 반대' 논리에서 10년 넘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껏해야 노조 등 당사자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본다는 정도다. 고액연봉과 무사안일에 젖어 있는 공기업에 국민들의 혈세를 더 이상 퍼줄 수 없다며 개혁을 주문하는 민주당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와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공기업 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여당의 개혁 추진에 속도가 붙을수록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도 격렬할 것이다. 철도노조 파업에서 확인한 것처럼 공기업 노조의 연대파업시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나라경제에 미칠 불편함과 충격은 형언하기 힘들다.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집권을 원한다면 이 같은 불편함과 경제충격을 줄일 방안을 마련하고 공기업 개혁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공기업 개혁이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협조할 수 없다는 편협한 사고로는 결코 10%대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 국민들은 '민영화 반대' 외의 대안을 절실히 원한다. 민주당은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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