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두 후보들의 비 호감도가 매우 높은 내년 대선.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묘수를 짜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하루가 멀다 하고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진다. 일반 상식이 아닌 몰상식이 판치는 대선이다. 한숨 쉬는 유권자들은 후보들과 자발적 거리 두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점차 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도덕성 문제에 대장동 게이트, 최근에는 아들 문제까지 불거졌다. 윤 후보 역시 보수 궤멸 원죄에 배우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습 사면으로 '박근혜 허들'까지 넘어야 할 처지가 됐다.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리스크는 늘 있기 마련,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이 후보는 재빠르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전략으로 이를 상쇄시켜 나가고 있다. '포퓰리즘' 비난도, '민주당 정체성' 논란도 개의치 않는다. 대표 공약까지 포기하고 박정희를 넘어 전두환까지 끌어들인다. 이를 유연함으로 포장한 민주당은 집권 여당의 무기를 총동원하고 있다. 현란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의 변신이다.
윤 후보는 달랐다. 후보 선출 후 가장 중요했던 1개월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소비했다. 배우자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도 감싸기에 바빴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신속하게 움직였어야 했다. 그렇게 비난했던 '내로남불 정권'과는 달랐어야 했다. 자신에게 더 가혹해야 했다. 뒤늦게 부인 김건희씨가 사과했지만,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은 빛이 바랬다. 결국 이 후보의 흠결은 희석된 반면 윤 후보의 리스크는 더욱 부각됐다. 여기에 높은 정권 교체론에 취해 '이대로 전략'을 고수하며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선대위 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선대위는 핵심 의사 결정체가 중요하다. 후보를 잘 아는 몇 명이 신속하고 확고하게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의사 결정 배경과 취지가 선대위와 당에 전파돼 유기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매머드 선대위가 의미 있다.
당직자들은 여전히 누구와 상의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뭘 해야 될지 모른다. 소신과 가치를 떠나 윤 후보와 밀착이 안 돼 있고 겉돌고 있다. 후보의 마음을 알아야 적극적인 캠페인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공보단이 기자들을 만나도 뭘 알아야 설명해줄 수 있다. 아는 척 하면 사고를 칠 수 있다. 의사 결정 배경을 모르니 말을 안 해야 하고 피해야 한다. 괜히 일 하다 밉보이면 찍힌다. 일 하는 척만 한다. 그러다 보니 윤 후보 혼자 따로 놀고 주목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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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 수용과 대선 후보 토론을 연계시켰다. 토론을 놓고 수세에 몰렸지만, 대장동 특검을 이슈화 시키며 나름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대위나 당에서 화력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있다. 뒷받침 되지 않으니 후보 혼자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보여 진다. 뒤늦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핵심 의사 결정체를 가동했다고 하는데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어 보인다.
'이준석 리스크'도 마찬가지다. 이준석을 버릴 거면 확실하게 버려야 한다. 반면 같이 가려면 화끈하게 함께 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고 수수방관이다. 급기야 내부 진영에서 성 상납 의혹까지 제기한다. 거의 자폭 수준이다. 이게 대선 캠페인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이슈인지, 선대위는 그럼에도 이런 이슈 하나라도 관리하고 챙겨야 한다. 관리가 안 되면 캠프가 아니다. 심각한 거다. '박근혜 허들', 즉 '탄핵의 강'은 윤 후보가 건너야 할 숙명이다. 매개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대위 내 총대를 메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는지 의문이다.
위기가 분명하다.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자력으로 얻어진 게 아니다. 현 정권의 실책을 바로잡아 달라는 지지를 부여 받은 거다. 정권을 바꾸면 뭐가 나아질지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들을 체감시켜야 한다. 기회는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지 않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