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젠슨 황이 던진 공 받기

[투데이 窓]젠슨 황이 던진 공 받기

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2025.11.06 02:05
최재홍 가천대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최재홍 가천대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에 최신 GPU '블랙웰'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GPU 확보전쟁에서 극적으로 AI 인프라 강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확보한 GPU가 이것저것을 다 합쳐도 5000장을 넘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금의 26만장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실제로 최첨단 AI 칩은 국가간 전략자원이 됐고 이 순간에도 수많은 나라가 GPU를 손에 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최근 미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엔비디아 AI 칩 6만여개 상당의 수출을 대단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허가했다는 소식이 대서특필될 정도니 알만하다.

미국의 마켓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과 중국이 AI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각각 3300억달러, 1300억달러에 달하는데 우리는 합쳐도 100억달러 정도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33배와 13배 넘게 투자한 국가와 비교할 수도 없지만 인도나 캐나다, 그리고 영국이나 스위스 등이 우리보다 많은 AI 투자국가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엔비디아가 왜 한국을 AI 파트너로 삼았는지, 그리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무슨 이유로 한국을 방문해 기술기업, 스타트업들과 회동했는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왜 우리나라에 AI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하는지 설왕설래가 많고 확실히 단정할 수도 없지만 분명한 것은 AI의 무엇인가가 거대한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음은 틀림없다.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 젠슨 황 CEO는 로봇이나 자율주행 그리고 사물 모두에 존재하는 피지컬AI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이러한 피지컬AI를 구현하려면 먼저 기술적인 제조가 강해야 하고 에너지가 풍부해야 하며 무엇보다 부가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뛰어나야 하는데 그러한 조건의 적격지가 우리가 아니냐는 의심에서 합리적인 확신을 하게 된다.

GPU 분배에서 보면 반도체와 가전, 전자기기에 탁월한 삼성전자와 HBM 기술과 GPU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SK,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조선과 스마트팩토리의 강자인 현대자동차에 각각 GPU 5만장은 실물경제와 AI를 결합하는 피지컬AI 분야에선 한국 제조기업과 협력이 필수라는 강력한 신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전통 및 기술 제조업과 디지털, 통신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인력을 보유해 GPU 인프라가 바로 이 실물환경에 투입되면 혁신적인 AI 모델을 훈련하는 최고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은 정확한 판단이다.

정부가 확보한 5만장의 GPU는 국민의 공공서비스와 '국가 주권 AI' 공공혁신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고 네이버에 공급된 6만장은 AI스타트업에도 적극적으로 개방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렇게 IT, 제조, 인프라가 고도로 집약된 환경에서 AI기술을 실생활과 산업현장에 빠르게 적용하려는 이상적인 속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젠슨 황 CEO의 선물로 우리나라에도 AI 생태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혁신적인 콘텐츠와 서비스의 개발, 기반기술 연구의 도약은 우수한 AI인력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희소하고 귀한 자원인 GPU 26만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성공적인 피지컬AI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막대한 하드웨어를 제 성능대로 활용할 고급 AI인력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우수인력 확보라는 현실적이고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할 것이다.

젠슨 황 CEO가 우리에게 공을 던졌다. "훌륭한 사람이 없다면 훌륭한 비전은 무의미하다"는 짐 콜린스의 이야기처럼 이제는 우리가 이러한 공을 받아 AI 강국은 GPU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다시 한번 인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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