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조정' 두고 교과부-전문대 '시각차'
"내가 뭘 잘못했기 때문에 부실이라는 브랜드를 달아야 하나. 법 한 번 어기지 않고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갖고 따져서는 부실이라고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
2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2011학년도 전문대 총장 세미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교육정책 설명회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세미나 장은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미처 예상치 못한 어느 지역 전문대 총장의 '넋두리 성 하소연' 때문.
이 장관도 다소 당황한 듯했다. 앞서 '이주호 호'에 힘을 실어주자는 다른 지역 전문대 총장의 격려에 뒤이어 나온 발언이라 어색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이 장관은 곧이어 "대출 제한 대학을 발표한 것이지 부실 대학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며 "인구구조 변화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니까 미리 어려운 일을 대응하시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전문대 총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처럼 교과부 수장에게 넋두리를 늘어놓은 이유는 MB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대학 구조조정 사업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9월과 10월, 재정 건전성과 취업률 등 교육의 질을 따져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23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학 구조조정은 어느 교과부 장관에게나 '뜨거운 감자'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명분은 누구나 공감했지만 이해관계가 난립해 있는 교육계에서 실제 행동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이 장관의 소신이 크게 작용해 실천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장관이 구조조정이라는 '채찍'만을 휘두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말 교과부 신년 업무보고 후 언론과의 브리핑에서 "전문대학은 업그레이드와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실제 이 장관의 전문대 사랑은 남다르다는 평이 주류다. 그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재능대학을 포함, 3곳의 전문대를 방문했다. 전문대를 3번이나 찾은 장관은 이 장관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말 우수 전문대 20곳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세미나에서는 전문대 산학협력 지원을 위해 21개교를 선정, 5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 장관으로서는 이날 다소 억울하다고 느꼈을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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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는 그동안 4년제에 비해 홀대 받아왔다는 시각이 많다. 대학 입학 정원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4년제의 25% 정도에 불과했다.
학령 인구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에 대비, 전문대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문대 입장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분투해 왔는데 억울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세미나에 참석했던 또 다른 전문대 총장은 "패배의식을 갖지 말고 긍정적 사고로 개혁에 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