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달나라' 올인한 연설의 달인

정동영, '달나라' 올인한 연설의 달인

김성휘 기자
2007.06.29 15:32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연설솜씨로 유명하다. 호소력있고 힘이 넘치는 그의 연설은 타고난 목소리에다 TV뉴스 앵커 시절의 내공을 더했다는 평가다. 15,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연이어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된 '인기'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강연장에서 그는 대개 소매를 걷어붙인 와이셔츠 차림이다. 연단 뒤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선다. 원고를 보지 않아 현장감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마이크를 끌어당겨 목소리를 키우는 솜씨도 능수능란하다.

그런 그가 '달나라'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지난 27일부터다. 광주를 찾은 28~2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까지 한국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공약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에 대항하는 '카운터펀치' 성격이 짙다. 현재의 위성 개발계획을 2~3배 키우면 충분히 가능하단다. 오는 7월3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공약을 핵심으로 내세운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강연때마다 "다음 10년 먹거리를 찾아라" "중국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위기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장을 빠트리지 않고 인용한다.

이는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우주항공산업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과학기술만이 한국의 미래를 연다"는 지론의 연장선에 있다.

'평화경제론'의 한 축인 중소기업 육성론과도 맞물린다. IT를 기반으로 한 우주항공 기술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을 키워낼 거란 기대다. 29일 조찬강연에선 "우주항공산업은 자동차, 조선업보다 산업파급효과가 세배"라고 단언했다.

약점도 없지 않다. 정 전 의장은 69년 아폴로11호를 달에 올렸던 미국의 우주항공 비전을 따 왔다. 케네디 대통령의 '원조' 달나라 아이디어는 소련과 '냉전' 상태에서 벌이던 군비경쟁의 산물이다. '평화'를 강조하는 정 전 의장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들기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달나라'로 연상되는 부정적 이미지도 극복해야 한다. 뜬구름 잡는 얘기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의장은 "운하따위가 국가의 비전인가, 달나라 가겠다는 게 훨씬 좋은 비전이고 목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운하 건설'이나 '성장률 7%'처럼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과 경쟁하려면 '달나라' 얘기를 눈 앞으로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한다. 대운하에 대항했던 '4대강 아쿠아 르네상스'구상이 큰 주목을 끌지 못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연설의 달인' 정동영 전 의장. 그의 '달나라' 공약이 뛰어난 말솜씨만큼이나 표심을 파고들지 주목된다. 범여권의 경쟁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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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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