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주, 한가롭게 당내 권력다툼 할 때인가

[기자수첩]민주, 한가롭게 당내 권력다툼 할 때인가

박광범 기자
2012.12.24 06:01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시대를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개인의 꿈은 끝이 났지만, 민주통합당은 다음 정부동안 국정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 다음 정부가 빠질지 모르는 오만이나 독선을 견제해 나가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통령후보가 지난 2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거대 여당으로 거듭난 새누리당을 견제, 향후 국정운영에 있어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문 전 후보의 우려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야권의 정계개편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문 전 후보가 대표대행으로서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벌써부터 당내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친노(親노무현)세력을 비롯한 주류 측은 이해찬 전 대표가 사퇴 직전 최고위를 열어 대표대행 자격을 '문재인 후보'가 아닌, '문재인 의원'에게 위임하기로 의결했다며 문 전 후보가 대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당내 비주류 측은 최고위원회가 '문재인 후보'에게 대표대행 권한을 위임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대선후보가 아닌 문 전 후보가 대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민주당이 한가롭게 당내 권력을 놓고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들어서게 될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여당의 독주 가능성이 높다.

민주통합당이 하루 빨리 당을 추스르고 국회 127석의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1당 독주로 자칫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는 의회기능을 제대로 하고, 정부 여당에 대한 건강한 견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 전 후보의 정치인으로서의 행보 역시 중요하다. 정권교체에는 실패했지만 정치권의 변화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해 그가 제시했던 약속들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향후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문 전 후보가 "저의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민주통합당, 함께 했던 시민사회와 국민연대 등 우리 진영 전체가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들을 하게 된다면 저도 늘 힘을 보태겠다"고 말한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문 전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정치쇄신 등 정치 분야와 관련된 일부 약속들은 대통령이 되면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휴식을 마친 문 전 후보가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 보여줄 행보에 그에게 한 표를 던진 1469만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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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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