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9년간 재외공관별 정원배정표 없이 '혁신안' 내놓은 외교부

[단독]69년간 재외공관별 정원배정표 없이 '혁신안' 내놓은 외교부

박소연 기자
2017.10.24 04:00

[the300][런치리포트-외교부 조직 대해부]①"재외공관 '밑그림' 없는 인사혁신, '수박겉핥기' 대책 불과"

외교부가 지난 69년간 재외공관의 체계적 운영의 밑그림이 되는 '정원 배정표'나 '정원기준'을 단 한 차례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신설 후 69년이 넘도록 재외공관의 정원 배정 기준이나 정원 배정표를 작성하지 않은 채 현재 인원만을 관리해왔다. 이는 대통령령 등 관련법규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외교부의 재외공관 정원 관리실태는 타 부처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왔다. 2012년 5월 행전안전부는 외교부에 대한 정원감사에서 "재외공관별로 정원배정표나 배정기준을 만들라"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5년이 지나도록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감사원도 외교부에 정원배정표 작성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급변하는 외교업무 수요 등으로 인해 인사운영상 재외공관 정원을 책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지만 감사원은 직제규정 제58조를 근거로 "공관별 정원 배정 문제는 외교부가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외교부의 주먹구구식 재외공관 운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행안부는 2012년 당시 감사에서 "직제상 정원관리는 행정관리 담당 소관임에도 실제로는 본부 정·현원은 인사부서에서, 재외공관 정·현원은 재외공관담당관실에서 각각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등 조직과 정원관리체계가 분산돼있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조직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으나 여전히 시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외교부는 7등급 이상 직위 602개에 대해 본부 및 공관별 정원을 배정한 '직위배정표'를 토대로 정·현원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1~14등급으로 직급이 구분되는 피라미드식 외교부 조직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위직은 배정표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회와 관계부처 등의 지적에 따라 금년 중 완성을 목표로 공관별 정원배정표 작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혁신 태스크포스(TF)의 결과로서 발표한 '혁신 로드맵'의 신뢰도도 떨어진단 지적이 나온다. 한 외통위 관계자는 “전세계 183개 재외공관의 정원배정표와 배정기준조차 없이 인사혁신를 하겠다는 것은 가계부도 없는 구멍가게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외교부 혁신의 시작은 재외공관의 체계적 관리에서 시작해야한다"며 "재외공관 정원배정표 미작성 문제를 도외시한 외교부 혁신TF의 '인사분야 이행방안'은 수박 겉핥기식 대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외공관의 조직 및 정원관리를 '인사상 편의' 위주로 해온 외교부의 조직관리 악습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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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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