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안철수와 유승민은 어디로…

[우보세]안철수와 유승민은 어디로…

구경민 기자
2017.12.20 04:30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집밖은 훨씬 더 추울텐데…" 2년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할 때 민주당 중진 의원이 그를 향해 한말이다. 올초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할 때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같은 말을 했다. 보수든, 진보든 당을 나가면 힘들단 얘기다. 흔히 광야, 시베리아로 비유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안철수는 본인이 만든 새정치연합을 나와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총선 때 성과로 제3당의 위치를 차지했지만 대선 실패 후 힘을 잃었다. 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은 싸늘하다. 국민의당 텃밭인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이 6.7%로 정의당에 밀렸다. 지난달에는 호남 지지율이 창당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

안철수는 또 밖을 향한다. 바른정당과 통합이다. 집을 챙기기보다 밖에 관심을 두는 행동을 되풀이한다. 새정치, 극중주의에 이어 이번에 ‘통합’이 명분이다. 당내 반발이 거세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연내 합의이혼'이 기정사실화된다.

유승민의 마음도 조급하다. 기자들과 접촉을 꺼리던 그가 최근 언론과 접촉을 늘리는 것을 보면 달라졌다기보다 조급하다는 느낌이 든다. 바른정당은 탈당 사태를 겪으며 세력이 쪼그라들었다. 한국당으로 9명이 떠나고 남은 11명 중 유승민과 함께 할 이는 몇 명 안 된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말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 역시 ‘이혼’을 감내해야 한다.

안철수와 유승민은 통합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통합을 위한 이별을 전제로 한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추워도 갈 길을 가겠다는 결기는 갸륵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갸우뚱한다. 광야의 삶을 버티기 위해선 정치적 명분이 필요한 데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위한 통합인지부터 애매하다. 선거를 앞둔 시점, 정당간 통합 논의는 한국정당사에서 흔히 나타난 풍경이다. 안철수와 유승민의 결단은 이런 면에서 현실적 고육책일 수 있다. 하지만 중도의 가치, 보수의 재건 등 명분이 전제되지 않는 한 선거 연대의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두 사람은 호남과 대구·경북(TK)의 지역 기반을 버리는 용기를 자랑하지만 정작 각 지역에서 두 사람이 버려지는 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은 아닐지….

중도정당 설립이란 허울도 안쓰럽다. 무엇보다 이념과 정책에서 화합적 결합이 필요한데 안철수와 유승민 사이 공통점을 찾기 쉽지 않다. 둘 사이간 거리는 안철수와 민주당, 유승민과 자유한국당 사이의 거리보다 더 멀 수 있다. 안철수와 유승민이 지금의 당에서 겪은 갈등과 대립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새정치’ ‘새보수’를 내건 안철수와 유승민은 도대체 무엇을 꿈꾸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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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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