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접시' 한꺼번에 도는 남북대화, 내 삶 바꿀까

'6개의 접시' 한꺼번에 도는 남북대화, 내 삶 바꿀까

박소연 ,김성휘 기자
2018.07.02 19:00

[the300][MT리포트]군사·철도에 이산가족·체육 등 소프트 분야까지

봇물터진 남북대화, 분야별 경과/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봇물터진 남북대화, 분야별 경과/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남북간 대화가 전례없이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 분야는 다양하고 시기는 동시다발이다. 관계 개선의 시작은 군사적 긴장완화다. 장성·실무급 군사회담을 잇따라 갖고 군 통신선 복구에 합의했다. 남북은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 조사연구도 시작했다. 적십자회담에선 다음달 20~26일 이산가족 상봉을 결정했다. 체육, 산림협력도 있다. 판문점과 금강산 등에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테이블'에 마주앉은 결과다.

과거에도 남북 대화는 있었다. 그러나 이토록 활발하게, 다양한 대화를 동시에 갖는 건 이례적이다. 과거엔 분야별, 실무급의 접근 위주였다. 각 분야에서 한 점씩 포인트를 따고 이걸 쌓으면 큰 틀의 관계 개선도 된다는 관점이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론 모든 게 달라졌다. 현재 벌어지는 남북대화는 모두 남북 정상들이 선언에 합의한 사항의 후속조치다. 각급 대화도 '톱 다운'으로 펼쳐지는 셈이다. 그런데 분야별 회담들이 충분한 조명을 받고 있는지는 아쉬운 지점이다.

워낙 많은 '접시'를 돌리다보니 시선이 분산된다. 정상급의 굵직한 이벤트에 익숙해서일까 분야별 회담은 중요도가 낮게 보이는 면도 있다. 하지만 내 삶을 바꾸는 남북관계의 변화라면 오히려 이런 실무회담이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산가족들은 적십자회담에, 휴전선 인근의 주민들과 군 병력은 군사회담의 결과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중요한 만큼 국민적 관심이 더 필요한 이유다.

군사분야에서 남북은 5월1일부터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등 적대행위를 중지했다. 지난달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군 장성급 회담을, 지난달 25일엔 우리측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빠른 시일 내 완전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 동해는 서해지구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산불로 기존 선이 소실됐기 때문이다. 남북은 공사에 필요한 자재·장비, 소요 기간 등을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 지난 1일엔 서해 해상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했다.

지난달 22일 남북 적십자회담에선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갖기로 했다. 대상은 남북 각각 100명씩이다. 지난달 27~29일 방북해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 온정각, 발전소 등을 둘러본 우리측 시설점검단은 "전반적으로 개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도 추진한다. 26일 철도협력 분과회의에서 남북은 경의선·동해선 북측 구간 현지 공동연구를 7월 시작하기로 했다. 28일 도로 분과회의에서는 동해선 고성에서 원산까지, 경의선 개성에서 평양까지의 도로를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4~5일엔 평양에서 남북 통일농구경기를 연다. 남북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 공동입장한다. 모두 지난달 18일 체육회담 결과다. 또 오는 4일엔 산림협력 분과회의가 열린다.

별도의 회담은 아니지만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도 가시권에 들었다. 개보수 공사를 위해 우리측 인력이 2일부터 이틀간 방북한다.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직결된 후속조치는 간단치 않다. 판문점선언 중 군사 분야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추진, 단계적 군축이 있다. 남북은 군사회담에서 이에 대해 의견교환은 했지만 합의까지 이르지 못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도 추가 논의 대상이다.

또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 여부도 아직은 유동적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큰 틀의 합의로 해소할 수 없는 치명적인 난제가 복병처럼 숨어있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비정치, 비군사적 교류에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다. 산림협력의 경우 대북제재에 직접 해당되지 않아 걸림돌이 적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