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한 이후 두 후보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야권에선 여전히 '오세훈 대세론'을 경계한다. 여권의 지지층 결집 현상을 우려하며 투표율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PNR리서치에 의뢰해 28일 발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다자대결 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도는 각각 57.2%, 30.9%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26.3%p에 달한다. 오 후보는 서울 모든 지역과 연령에서 박 후보를 크게 앞섰다. 문재인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와 정의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오 후보를 택한 이들이 더 많았다. 중도와 무당층 역시 오 후보 지지 여론이 박 후보를 압도했다.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단일화 성사 이후 두 후보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오 후보가 안 대표의 지지층을 상당부분 흡수하는 단일화 효과가 발현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박 후보 반등의 계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등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서다.


야권은 오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판세에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가 박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우려스럽고 불안하다"며 "실제 선거에서 이렇게 큰 격차가 나오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일방적인 우위 탓에 우리 지지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의 트라우마 역시 야권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선거 직전까지 20%p 안팎 격차로 앞섰다. 실제 개표는 두 후보의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됐고, 오 후보가 2만6000여표를 더 얻으며 간발의 차로 당선됐다.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와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가 각각 3.6%, 2.4%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한 후보와 노 후보의 단일화 무산에 따른 오 후보의 '신승'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2010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의 서울 지역구와 구청장, 시·구의회 등에서 절대다수인 민주당의 조직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열세 국면이 지속될 경우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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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오 후보의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제 선거에서 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은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더라도 오 후보의 우세는 불변이라고 봐야 한다"며 "20%p 이상 차이는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과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분노한 중도층이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이 기대하는 만큼 박빙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영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이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완전히 졌는데, 당시 여론조사 격차보다 실제 득표에서 더 벌어졌다"며 "정동영 지지층이 투표장에 안 나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7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20%, 휴대전화 가상번호 80% 무작위 추출 방식을 통한 유무선 자동전화응답 조사로 진행했다. 응답율은 8.5%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2020년 1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