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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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기초연금사업지원단 공무원들에게 지난 황금연휴는 '남 얘기'였다. 2일 국회에서 기초연금 여야 절충안이 통과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밤샘 근무를 해야 했다. 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7일 피곤에 지친 눈으로 기자들에게 기초연금 개정안을 설명했다. 기초연금법안의 국회통과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자리를 채운 의원 195명 중 140명이 찬성했다. 49명은 반대, 6명은 기권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끝까지 법안 통과를 막으려 했다. 통과 이후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그럼에도 야당이 절충안을 받아들이고, 시행시점을 7월로 촉박하게 감행한 이유는 6월 지방선거 때문이라는 걸 부인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야당으로서는 7월부터 450만명의 노인에게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여당으로서도 표를 의식해 '긴급 처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처음으로 내 직업에 두려움을 느꼈다. 만일의 경우 아이들 생명을 책임지는 자리라고 생각하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친구가 있다. 평소 교사로 사명감이 강하고 열의도 넘친다. 그런 친구가 자기 일이 두렵다고까지 말한 건 세월호 침몰사고 때문이다. 지난달 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단원고의 수많은 학생들이 희생됐다. 인솔교사 상당수도 돌아오지 못했다. 간신히 구조된 교감선생님은 자책감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학생들 곁으로 떠났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슬픔과 고통은 어떤 국민도 피할 수 없었다. 이 친구뿐 아니라 다른 교사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물론 학교현장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교사들이 지금의 슬픔과 두려움을 책임감으로 승화해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건 오히려 정치권이다. 국회의원이라면 자신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법안에 국민의 '생명'이 걸려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정책을 잘못 집행하거나, 반드시 해야 할 관리감독을, '
오후 5시에 시작된 공연의 예정 관람시간은 90분이었다. 그런데 7시가 넘어도 끝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휴대폰을 켜서 시계를 들여다보는 사람, 일행과 속삭이더니 조용히 걸어 나가는 사람들, 저녁 7시 10분이 돼서야 펼쳐진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자마자 쏜살같이 문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관객들. 지난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제5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에서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이 올린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는 어려운 시국에도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 자주 만나기 힘든 작품인데다 현대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더했다 해서 기대가 컸다. 그런 기대가 지나쳤던 걸까. 작품의 내용을 떠나 공연진행 미숙으로 관객들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엄숙하고 차분한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조곡이 연주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곧장 공연을 시작하지 않고 해설자가 무대 중앙계단을 걸어 나오더니 음악과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하기 시작했다. 작품을 이해하는데 별로
'폭행도 경기의 일부인가' 지난 4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7회초 SK가 공격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 A씨가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A씨는 박근영 1루심을 향해 곧바로 달려든 뒤 헤드록을 시도했다. 무방비 상태에 있던 박근영 심판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곧바로 KIA 1루수 브렛 필과 SK 백재호 코치가 이 남성을 뜯어말렸다. 뒤이어 나머지 심판진까지 달려왔다. 이내 안전요원까지 가세해 불미스러운 상황을 정리했다. 사태가 터진 후 KIA 구단은 "경기장에 난입해 심판을 폭행한 관객에게 영구 입장 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향후 예매 단계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안전요원들에게 얼굴을 숙지시키는 방법을 통해 다시는 이 남성이 챔피언스필드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사태 직후 광주구장 관할 지구대인 역전 파출소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박근영 심판은 경기 후 이 남성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남성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다. 정부는 뒤늦게 여객선 안전혁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각종 재발방지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 일가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해왔다. 그러면서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보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대책을 어떻게 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대형참사'를 예고하는 곳이 또 있다. 동대문 일대의 의류·신발 도·소매 상가 건물들. 동대문 상권은 36개 상가에 3만5000여개의 상가가 입점한 국내 최대 상권 가운데 하나로, 10만명 이상이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상가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상가의 경우 관리인이 없는 경우도 있고 관리인이 있어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다보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예정이던 축제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지역 공공극장의 기획공연은 전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취소·연기된 공연은 주로 대중가수의 콘서트로 지난 2주간 약 40건에 달한다. 통상 '흥겨운' 이미지의 축제를 거두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당연한 처사라 생각한다. 하지만 공연 기획사나 연주자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떠밀려 취소되는 공연은 문제다. 지난달 26~27일과 오는 3~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디밴드들의 음악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뷰민라)가 행사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갑자기 취소됐다. 고양문화재단이 이날 오후 6시경 주최 측에 공문을 보내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하게 한 것이다. 주최사는 앞서 24일 관객과 출연진, 참여업체 이름으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성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기도 했다. 먹고 마시며 들썩이는 공연
"주채권은행이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해 고금리로 지원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회생은 커녕 채권단 좋은 일만 시켜주고 기업은 더 골병이 든다." 채권단과 워크아웃 협약을 맺은 한 대기업 임원의 발언이다. 업황악화 등 여러 이유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사정을 들어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현대상선은 최근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 중 14.9%를 KDB산업은행과 신탁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SPC(특수목적법인)가 대출을 일으켜 자금을 현대상선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SPC가 끼어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은 214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섰고 7%의 금리를 수용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보면 담보를 잡고 연대보증까지 세우면서 금리도 낮지 않게 받은 게 성과일 수 있다. 거꾸로 현대상선은 시장에
PB(자체브랜드)상품 전성시대다. 생수부터 장난감까지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 유통업체가 스스로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PB상품이 넘쳐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홈쇼핑과 소셜커머스에 이르기까지 PB상품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가격이 저렴한 PB상품은 소비자는 물론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효자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은 낮췄지만 중간 단계 마진 일부를 유통업체가 챙기는 구조여서 일반 상품을 팔 때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렇다보니 최근 같은 불황기에 PB상품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품질이라면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상품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게다가 PB상품은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품질도 일반 상품 못지않다. 영업규제로 매출이 줄어 고민이 큰 유통업계 입장에서 PB상품이야말로 위기의 돌파구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PB상품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 치켜세운다. 자금력과 마케팅 파워가 부족한 중소기업
"커브드(곡면) TV는 3~4년 정도 성장하다 사라질 것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TV보다 조명용이 더 매력적이다."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 유럽총괄 이사는 지난 25일 터키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이런 예상을 내놨다. 커브드 TV는 삼성전자, OLED TV는 LG전자를 각각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UHD(초고선명) TV시장을 이끌 전략제품으로 커브드 TV를 민다. 제품 출시부터 판매까지 모두 '세계 최초'의 스타트를 끊었다. LG전자는 2~3년 뒤 본격화될 OLED TV시장을 염두에 둬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출시될 예정인 65·77형 OLED TV 모두 세계 최초다. 양사 모두 그레이의 지적이 반가울 리 없다. 시장조사업체의 전망은 대개 당장 많이 팔 수 있을지, 가격대가 합리적인지 등의 분석에서 출발한다. '지금으로선' 커브드 TV가 한때 유행에 지나지 않고, OLED TV는 대중이 살 만한 가격대를 형성하기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우리는 구경꾼에 불과했다." 과학기술계에서 산업성장을 촉진할 R&D(연구·개발)에 몰두하느라 재난·재해 등 사회문제에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스마트폰과 TV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2020년엔 자력으로 만든 위성발사체로 달탐사도 떠날 우리나라지만 정작 진도 사고해역에선 제대로 만들어진 구조로봇 1대 없어 잠수부들이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펼치기 때문이다. 현장에 투입된 원격조종 수중탐색장비(ROV)는 미국에서 공수했고, 다관절 해저탐사로봇 '크랩스터'는 테스트도 미처 끝내지 못한 채 실전에 끌려와 배치됐다. 애초 구조작업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서 실종자 수색에 큰 도움이 안 됐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전체 R&D투자비중(4.03%)이 전 세계 최상위권인 한국의 참으로 부끄러운 실상이다. 전 세계 조선업계의 패권을 거머쥔 우리나라에서 청해진해운이 18년가량된 노후된 여객선을 수입한 뒤 증축 운항하다 저지른 세
올해는 유독 펀드 관련 뉴스가 많았다. 3월에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출시됐고 이달에는 펀드슈퍼마켓인 펀드온라인코리아가 문을 열었다. 다음달에는 배당과 이자소득에 대해 5000만원까지 분리과세가 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본격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현재 출시돼 있는 펀드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는 총 3300여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펀드시장이 상당히 활기차고 풍성하게 느껴지지만 정작 금융투자업계에는 펀드시장 축소에 대한 위기감이 끊이지 않는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근처에만 다가서면 환매가 지속되고 자산운용사들은 운용할 자금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어중간해서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대표적으로 업계가 크게 기대했던 소장펀드는 가입 대상을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로 한정한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연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소득세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받
저축은행 업계 사람들과 만나면 업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무리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으로 부실을 일으켜 저축은행 사태를 일으킨 것에 대한 신뢰 회복 문제, 장기적인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따른 불황,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이후 TM(텔레마케팅)·모집인 영업 위축 등의 어려움이다. 업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면 결론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부분이 저축은행중앙회에 대한 아쉬움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업계를 대변해 애로사항 등을 당국에 전달하고,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하는데 중앙회가 좀더 목소리를 내달라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다양한 발전 방안들을 마련해 발표하고 있다. 할부금융·펀드 등 새로운 사업을 허용하는 방법, 지점 설치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업계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할부금융·펀드 등의 사업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어 새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