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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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기업 채용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각종 인터넷 취업커뮤니티에는 취업준비생들의 고민 섞인 질문이 빗발친다. 최근 이슈는 '면접 준비'. 삼성그룹과 현대차가 각각 하반기 대졸 신입공채 인·적성시험 합격자를 발표하고 면접전형에 들어간 때문이다. "수능시험에 대비해서 쓴 학원비보다 지난 2년 동안 취업 준비에 들인 비용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대기업 문을 두드리는 김모씨(26)는 최근 1시간30분짜리 면접지도를 받는데 20만원을 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지난해만 해도 스스로 동영상을 찍어보며 면접에 대비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합격은 꿈도 못 꾼다"는 친구의 충고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학원 수업을 받은 경쟁자들의 경우 면접관이 어떤 복장을 선호하는지조차 안다는 말에 '독학'을 접기로 했다. 사실 부모님은 10년 전 중학교 한 달치 학원비가 20만원이었다며 반대했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나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자 올해 상반
지난 1일 서울의 한 외환은행 지점에 방문했다. 몇 차례 해외 출장과 여행 후 모아 둔 외화 현찰이 꽤 불어난 탓에, 예금을 개설해 은행에 넣어두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은행 창구 직원은 반대했다. 그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유통되지 않는 통화인 탓에, 미국 달러나 유로와 달리 계좌를 유지하고 입·출금을 할 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고객님은 예금하려는 액수가 많지 않아 이자도 적기 때문에, 통장 개설을 신중하게 판단하시는 게 좋습니다"라며 금리와 수수료율 등을 꼼꼼히 안내했다. 결국 현찰 그대로 서랍에 보관 중이다. 만일 직원이 서류를 건네며 "동그라미 친 곳에 서명하세요. 그리고 이런저런 수수료가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서명하고, 시간이 흐른 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수료를 물면서 불쾌했을지 모를 일이다.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한 쪽에선 '무지한 고객을 금융사가 속였다'고, 다른 쪽에선 '고금리를 쫓은 고객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엇
'호통'과 '억지'가 판을 치는 국회 국정감사.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회와 피감기관간 벌어지는 갑을의 일방적 싸움은 TV에만 잡히는 게 전부는 아니다. 무대 뒤편에서도 을의 설움은 계속된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M의원은 최근 5년간 단일 사안으로 가장 많은 리콜을 받은 차량이 르노삼성의 SM3와 SM5라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가 근거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최다 리콜 차량은 현대·기아차의 쏘나타였다. 해프닝은 집계 시점 때문에 발생했다. M의원실은 9월 말 쏘나타가 단일 자동차 리콜 대수로 가장 많은 18만대를 실시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8월 말까지 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오류를 범했다. 단단히 망신을 당한 M의원측은 국토부에 전화를 걸어 분풀이를 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감에서는 B의원이 한·일 정부간 선박평형수 설비면제 논의를 벌인 사실을 질타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가 선박평형수로 실려와 국내 바다에 뿌려질
"이제는 롱숏 펀드가 대세입니다. 변동성 높을 때는 이만한 상품이 없습니다." 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추천할 만한 투자 상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재 이 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롱숏펀드 상품은 3가지였다. 롱숏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은 사고(롱전략), 주가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숏전략)했다가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다. 주가 지수가 떨어지더라도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길 건너 A증권사 영업점을 가봤다.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판매하는 상품도 같았다. 20미터 옆 B증권사 영업점도 마찬가지였다. 금융회사 3곳을 돌아보니 롱숏 펀드에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의 대세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투자전문가들의 전문 용어 '롱'과 '숏'이 어느새 일반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단어처럼 돼 버렸다. 오랫만에 연락해 온 지인이 투자할 만한 상
핀란드 유라조키 지방에는 2004년부터 거대한 터널이 건설되고 있다. 터널의 이름은 '온칼로'. 핀란드어로 은둔자란 뜻이다. 폭 5m, 높이 6.5m의 터널은 지그재그 형태로 5km 이어진다. 깊이는 지하 500미터에 달한다. 이 길 끝에는 핵폐기물 영구 보관 시설이 자리 잡게 된다. 원전에서 생긴 사용 후 핵연료는 이 곳에서 10만 년간 잠들게 된다. 한국은 어떤가. 국내 원전 비중은 25%에 달하지만 '뒤처리'는 '뒷전'에 놓여 있었다.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30일에야 공식 출범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불통(不通)'이다. 공론화위는 인문사회·기술공학 분야 전문가 7명, 원전지역 대표 5명, 시민사회단체 대표 3명 등 15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위원 두 명은 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의 입김 아래 있는 위원들로 공론화위가 구성됐다"며 참가를 거부했다. 공론화는커녕 대화도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대화 없는 공론화위원회는 '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이번에는 지역 편중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지명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각각 경남 사천, 경남 마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고향이 '경남 거제'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사정 라인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 언론이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 공공 기관장 195명을 분석한 결과 영남권 편중은 정권 초기보다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장을 뺀 정부와 청와대의 장·차관급 90명 가운데, 부산·경남 출신은 20명, 대구·경북 출신은 12명으로 영남 출신이 32명(36%)였다. 이는 비율상 지난 3월 1차 조각이 끝난 시점의 23.6%에 비해 오히려 더 증가한 것이다. 호남은 13.3%(12명), 충청은 16.6%(15명)였다. 청와대도 할말은 있다. 지역을 본 것이 아니라 능력과 당사자의 수용 여부 등을
"앞으로 매년 300호점씩 매장을 늘려 4년내에 국내·해외 2000호점 시대를 열겠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이디야의 문창기 대표 호언장담이다. 국내 1000호점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수도권·대도시에서 영역을 넓혀 지방과 중소도시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드러냈다. 때가 때인만큼 동종 업계에서는 "간이 크다"며 놀라워한다. 부러움의 눈길도 함께 보인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기준'에 포함된 커피업체들은 더욱 그랬다. 이디야는 당시 모범거래기준 규제에서 벗어났었다. 매장수 1위였던 카페베네를 비롯해 엔제리너스·할리스·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 등 5곳(가맹점 수 100개 이상이면서, 커피사업부문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가맹본부)은 기존 가맹점에서 500m 내에서는 또 다른 가맹점을 열지 못했다. 프랜차이즈기업은 계속 매장수를 늘려야 하는데 새 점포를 열 때마다 엄청난 제약이 따랐고, 눈치도 봐야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들보다 규모
"중소기업 기준을 연매출액으로 제한한다고 칩시다. 그럼 갑자기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버리는 기업들에 대한 대책은 만들어지고 있나요?" 경기 소재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A사의 대표가 최근 만난 기자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물었다. 중기청이 중소기업범위 기준 개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업계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중기청이 중소기업 범위 기준을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연매출액 1200억원 이하로 정할 경우 A사도 하루아침에 중소기업을 벗어나 중견기업이 될 수 있어서다. A사는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에 비해 400억원(40%)정도 증가한 14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도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에서 반도체 장비 판매가 늘어나면서 내년 매출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중기청은 내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제조업 중소기업 범위 기준을 3년 평균 매출액 1200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방안은 업종별로 매출액을 800억원, 1000억원, 1200억 원 이
"SW(소프트웨어)분리발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거요? 그거야 법의 범주에서 하는 얘기고요.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 건지는 지켜봐야겠죠. 내년에 당장 실행이요? 보나마나 복지 예산 부족하다고 난리일텐데 가능하겠어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상용SW 활용을 촉진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공공정보화 시장을 대상으로 SW분리발주 대상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W사업을 추진하는 공공사업 발주기관은 내년부터 사업규모 7억원(국가 공공기관), 5억원(지방자치단체) 이상일 경우 하드웨어(HW)나 시스템통합(SI) 등의 사업 등을 한꺼번에 계약하지 못하고 상용SW를 따로 구분해야 한다. 이대로 조금씩 대상을 늘려나간다면 'SW제값주기'가 조기정착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하지만 몇 년간 숙원사업이던 SW분리발주가 시행되고, 뒤이어 적용되는 사업의 범위가 넓어진다는데도 SW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단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과연 말처럼 쉬울까' 하는 의구
2010년 7월부터 법조출입기자로 일했으니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겪은 검찰총장은 김준규·한상대·채동욱 전 총장 등 3명.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27일 내정됐으니 네 번째 검찰총장을 보게 된 셈이다. 검찰총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사실이 무색하다. 역대 총장이 옷을 벗은 이유도 제각각이다. 검·경 수사권 논란에 사표를 낸 김준규 전 총장, '검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상대 전 총장, 혼외자 논란에 휘말려 대검 청사를 나온 채동욱 전 총장. 1988년 임기제 도입이후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전체 18명 중 6명뿐이니, 속된 말로 '천수'(天壽)를 누리기 어지간히 어려운 모양이다.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외압을 배제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들 전직 총장 세 명은 수사와 무관한 이유로 임기를 못 채웠다. 특히 채동욱 전 총장의 사퇴과정에서 법무부는 현직 총장에 대한 공개감찰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냈다. 혼
지난 25일 북한으로부터 6명의 월북자와 유해 1구가 판문점을 통해 돌아왔다. 그동안의 월북자에 대한 송환이 제3국 추방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월북자 송환에 담긴 북한의 의중에 대한 수많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송환 사태에서 놓치지 말고 짚고 가야할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정부의 불법 월북자 실태 관리다. 안보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송환된 월북자 6명은 2009~2012년 사이 압록강과 두만강의 얼음을 건너거나 중국 유람선에서 뛰어내려 도강하는 방식으로 밀입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 2월, 북한은 우리 국민 4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4명은 이번에 송환된 6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관련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3년 가까이 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이 관련 보도를 낼 때마다 정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 등을 통해 신원확인을 북측에 요청하는 게 전부였다. 그저 언론보도만 나오지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를 대책 발표 시점인 지난 8월 28일 이후부터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구인하 시점을 개정안 시행일인 내년 1월 1일로 하기로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 등 3개 부처간에 합의를 본 것으로 언론보도가 나간 지 일주일도 안돼서다. 시장에서 거래절벽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시 말을 바꾸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취득세 영구인하는 국회통과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소급적용 시점도 대책 발표일인지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일인지가 불분명해 거래 관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애초 취득세 영구인하 방침은 '8·28 전·월세대책'에서 거래 활성화를 통해 전·월세값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 도입됐다. 취득세를 일정기간만 인하했던 과거 정책이 세제혜택 종료 후 거래절벽을 심화시키는 등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였다. 8·28 대책 이후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취득세 영구인하를 염두에 두고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