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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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기업 중엔 도전정신이 부족한 기업들이 많은 것 같아요. 고비를 스스로 넘기며 성장하기보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업들이죠. 도전하지 않는 기업은 이미 생명을 잃은 시체일 뿐입니다." 1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국상품전시상담회'에서 만난 박양기(55) 고려무역 사장의 말이다. 일본에서 무역업과 외식업을 하고 있는 박 사장은 국내 중소기업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스스로 성장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정부 지원이나 기대하며 나약한 상태로 머문다는 것. 그가 일본에서 24년 동안 국내 중소기업과 거래하며 느낀 거다. 박 사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대 중반 당시 정부기관(한국무역협회 산하)이었던 고려무역에 입사했다. 1990년 일본 오사카 지사로 나가 6년 후 지사장이 됐다. 고려무역은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 창구 중개역할을 담당하던 기관으로 정부 예산으로 움직였다. 1997년 외환위기가 불어 닥치자 정부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 회사를 없애려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회사
"기초연금으로 치고박고 해야 국감이 좀 재밌을텐데……" 국정감사 둘째 날인 지난 15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장에 들른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고위관계자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확실히 복지위 국감은 예상보다 다소 김이 빠졌다. 기초연금 공약후퇴 논란에 진영 장관 사퇴까지 불거진 것 치고는 의외의 분위기다. 야당이 공세를 늦추거나 앞선 논란을 뒤집을 만한 반박이 나와서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은 복지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기초연금 도입안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초 공약에서 달라진 과정을 끈덕지게 추궁했고, 일부 증언에서 제대로된 논의 없이 정부안이 결정됐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문제는 여당의 대응이다. 기초연금 논란을 차단하고자 하지만 어딘가 맥이 빠져있다. 복지부에 기초연금안의 장점을 널리 홍보해 달라는 주문을 하거나 정부안이 국가재정과 미래세대 부담을 고려한 차선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그칠 뿐이었다. 심지어 국민행복연금위원회의 김상균 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대선공약을 "과도
#그는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직 시절 "우리가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늘 강조했다. 범죄란 것이 보이지 않아도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에 올빼미처럼 밤에도 눈을 밝히면서 진실을 밝히려고 애쓴다 했다. 이따금 시도 읊었다. "하늘에는 별이 살고/땅에는 꽃이 살고/우리의 가슴에는 사랑이 살고 있다."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책임감에 낭만적인 면모를 갖춘 '풍류인'으로 느껴졌다. 간담회 등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시원시원한 답변에 달변가였다. 충북경찰청장 시절 자신이 이름 붙인 '주폭(주취폭력)척결'을 서울경찰청장 임명 후에도 도입해 '술먹고 행패부린 자'를 잡아 들이며 유명세도 꽤 탔다. #한 장의 사진이 가관이다. 지휘관은 '무쏘의 뿔'처럼 홀로 자리에 앉아 있고, 후배들은 오른 손을 들고 선서를 하고 있다.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택된 22명 가운데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바다에 떠 있는 배는 떠안기지 못하겠죠?"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고통분담이란 명목으로 '점잖은' 성의표시부터 '맹목적인' 판매할당까지 감내한 기업 임원의 독백이다. 일터를 지키기 위해 경영진이 제시한 '애사행위'를 마다하기란 간단치 않다. 최근 법정관리 사태 속에 CP와 회사채 불완전판매 혐의로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는 동양증권 임원 일부는 지난해 7월부터 월급봉투가 사실상 100만∼200만원씩 줄었다. 회사의 직간접 설득에 자사주를 매입해서다. 부서장이나 담당 임원이 솔선수범(?)을 하니 과·차장, 대리, 일반직원들도 눈치를 봐야 했다. 일부 직원은 주식을 사기도 했지만 회사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속만 태운다. 방식이나 규모가 다르지만 애사캠페인은 종종 등장했다. A그룹은 반도체 자회사가 자금난을 겪을 당시 '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위한 ○○○○주식 안내'라는 형식으로 이 회사 주식 매입을 독려했다. B그룹 직원들에게는 2004년 카드사태 당시 기억이 새롭다. 전사적인 위기 돌
증시 테마주중 하나인 ‘3D(차원) 프린터’를 둘러싼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행태가 여의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8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A사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3D 프린터로 '제 3의 산업혁명'이 촉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톱픽으로 A사를 제시했다. A사가 3D 프린터의 기본 원리인 X, Y, Z축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기술인 모션컨트롤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해당 종목을 톱픽으로 추천한 이유였다. 일반적으로 톱픽은 애널리스트가 목표가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종목을 말한다. 때문에 기관들에 비해 투자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3D 프린터 시장이 아직 싹도 틔우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한 기술 보유 사실만으로 톱픽으로 제시하는 것은 증권가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더구나 A사가 관련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기술은 아직 3D 프린터에 탑
2년 전 쯤 처음 경찰서에 출입할 때의 일이다. 경찰서를 들어갈 때마다 경찰관이 페이스북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페이스북 사용법에 대해 물어보는 경찰관들도 있었다. 상급 경찰서와 간부들이 국민과 소통 강화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을 적극 권장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적극 이용하는 황정인 전 강남경찰서 수사과장이 성동서 수사과장으로 지난주 전보됐다. 그는 페이스북에 "감찰이 경찰서 어느 사무실에 불쑥 들어갔는데 그 순간에 졸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었다가는 곧바로 문책당한다는 괴담이 돌던데 사실임?"이라며 "더 높은 계급에서는 낮에도 대놓고 내실에서 쉬고 계시는 경우도 많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서울경찰청의 암행감찰에서 새벽 근무 태만 지적을 받은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1개 형사당직팀이 해체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사실 이 정도 비판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아닌데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부 경찰관으로서 고생하는 동료 경찰관들에
카드사마다 모바일카드 이벤트가 한창이다. 모바일카드를 설치·등록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일정금액 이상 사용하면 청구할인을 해주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그 덕분인지 최근 모바일카드 가입자수가 증가세다. 특히 지난 9월 6개 카드사가 공동으로 어플리케이션 기반인 일명 '앱카드'를 출시한 후 각사는 가입자수가 몇 만명을 돌파했는지 알리기 바쁘다. 기시감이 느껴진다. 신용카드 시장점유율(MS) 경쟁으로 발급장수를 대대적으로 자랑하던 때가 떠오른다. 이쯤되면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MS 경쟁이 시작됐다는 앞선 분석도 제기된다. 카드업계는 모바일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초기 투자라고 항변할 수 있다. 고객에게 모바일카드를 많이 알리는 것이 업계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업계가 무의미한 고객 수 확장에만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카드 시장 활성화는 오프라인가맹점 확보와 고객 확보 두 톱니바퀴가 맞물려 성장해야하지만 한 쪽 바퀴만 돌아가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이 아니라 정권 맞춤형 보여주기식 제도다" "기술을 평가하기도 쉽지 않은데 은행에 실적만 올리라고 한다" 오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를 앞두고 총액한도대출 제도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초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9조원에서 3조원 증액하고 기술형 창업지원한도를 신설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으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총액한도대출은 이름부터 난해하다. 한은이 은행에 자금을 일부 지원해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 등에 저리로 대출을 해주도록 한 일종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기술형 창업지원한도는 특히 창립 7년 이내의 중소기업 가운데 공인된 고급기술을 갖고 있거나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선 영세자영업자와 기술형 창업기업 지원실적이 한도의 10%에도 못 미치고, 대출금리도 일반 은행대출에 비해 낮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기술형 창업기업을 찾기도
우리가 살고 있는 거처를 '집' 또는 '주택'이라고 부른다. 흔히 '집'이란 말을 더 많이 쓰는데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정서적 공간으로 확대해 사용한다. '행복한 우리집'이라고 할 때 집의 의미는 정서적 공간이다. 반면 '주택'은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한다. '임대주택'이라고 하면 직접 소유하지 않은 주택을 돈 내고 임대해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도 여기에 해당한다. 집이 갖는 정서적 기능에도 우리는 돈으로 환산해 값이 더 나가는 주택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살고 있다. 물론 사람마다 욕심이 있는 이상 주거환경이 좋은 큰 주택이 더 편하고 좋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비싼 주택이 행복한 집은 아니다. 최근 더 격렬해진 '행복주택' 건설 반대 운동을 보면 이런 집의 의미가 퇴색한 듯 보인다. 행복주택이 우리 동네에 들어서면 내 가정이 불행해지는 것일까. 오히려 낙후된 철도역사나 유수지 등이 개발되니 살기엔 더 행복
"공제혜택을 줄이면 사실상 증세와 같다. 참 찌질하게 꼼수를 부린다." 소득공제를 줄이는 등 방법으로 1조원 가량의 세수를 늘리겠다는 내용의 최근 세법개정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니 돈은 모자라고 대통령은 증세를 안한다고 하니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최근 개정안이었다. '직장인 지갑은 유리지갑'이라는 게 상식이 돼 버린 상황에서 조세저항마저 우려된다. 그런데 증권업계에서는 "세원을 말려버린 정부가 무리하게 돈을 짜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세수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당국이 증시억제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코스피종목을 거래할 때 투자자는 총 거래대금의 0.3%를 세금으로 낸다. 이 중 0.15%는 농어촌특별세이며 나머지 0.15%는 증권거래세다. 코스닥종목을 거래할 때는 0.3%의 증권거래세만 부과된다. 2011년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합계는 9조1131억원에
삼성전자가 10일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다.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가 있지만 커브드 스마트폰만의 새로운 UX(사용자경험)은 빠져 있다는 것이 평가다. 문지욱 팬택 부사장은 10일 커브드 스마트폰에 대해 "디자인에서 새로운 시도는 좋지만 고객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 지 봐야 한다"며 "기존 (일반적인 평면) 스마트폰의 장점을 희석하면 안된다"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3'와 함께 선보인 웨어러블 단말기 '갤럭시 기어'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삼성전자가 혁신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누구는 "살 필요가 없다"고 혹평했다. 이유는 편의성과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삼성전자 제품 뿐만 아니다. 애플이 '아이폰5S'에 적용한 64비트 칩 'A7'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SW(소프트웨어)와 HW(하드웨어) 진화의 미래라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올해는 국회에서 절 부르지는 않겠지요?" 최근 '뉴코란드C' 출시행사를 위해 독일 비스바덴을 방문한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국정감사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19개국 기자와 대리점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년 유럽에서 1만대를 판매해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뒤였다. 그만큼 국회에서의 기억은 다시 떠올리기도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국감을 앞두고 열린 국회 '쌍용차 정리해고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쏟아지는 질의에 2009년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한 여려 의혹들이 사실과 무관한 추측과 오해에서 비롯됐음을 밝혔고, 이를 정치권 및 노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정치 이슈화로 몰아 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올해도 희망과 달리 국회를 다시 찾아야 할 처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회사 정상화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점검한다는 이유로 자신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을 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