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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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국세청은 최근 후반기에 실시할 세무조사 중 약 1000여 건 정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의 세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노력세수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안팎의 우려와 압박에 하반기 조사 운용방향 수정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세무조사 1000여 건 축소 방침은 매년 시행 중인 1만9000여 건의 조사 중 10%에도 못 미치는 비중이다. 그래도 올해의 세무조사 강도에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재계와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결과다. 국세청의 이 같은 결정은 우선 정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기조 후퇴 조짐이 한 몫 했다. 아울러 직접적인 세무조사 대상인 기업들의 아우성도 크게 작용했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무조사 강화로 인한 경영위축을 주장해 온 재계의 목소리를 국세청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렇다 보니 그 진위야 어찌 됐든 정치권과 재계의
인천에 위치한 굴착기 부품 제조업체인 에스틸에는 '정년'이 없다. 회사가 설립된 후 27년 동안 단 한 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았다. 임금 체불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창립 이래 이 회사가 견지해 온 '무(無)정년·무해고·무임금체불' 철학 덕분이다. 최근 기자가 찾은 에스틸 인천공장에서도 무정년 원칙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환갑은 족히 넘어 보이는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전체 직원 217명 중 60대 직원 수가 10여 명에 달한다고 했다. 현재 최고령 직원의 나이는 68세, 퇴직한 직원 중 최고령자는 78세였다고 한다. 에스틸이 '평생직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계속 성장한 때문이다. 성장 과정에서 해고나 퇴직 걱정 없는 직원들의 애사심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정년 60세 의무화'가 2016년부터 법제화된다. 정년 연장은 '언제 짤릴까'하는 걱정에 발밑이 늘 불
더벨|이 기사는 07월18일(10:4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A씨는 블로그 관련 벤처회사를 창업했다. 굴곡도 있었지만 기업을 안정시키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투자자들은 빠른 시간에 달성한 수익 실현에 주목하며 사업 아이템을 매력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 성사 직전 A씨는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더 이상 연장이 불가능했던 A씨는 훈련소에 입소하게 됐다. 결국 이 벤처회사는 대표이사의 공석을 버티지 못하고 전혀 사업적으로 연관이 없는 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야 했다. # B씨는 2011년 리워드 광고 앱 개발회사를 창업했다. 2년 사이 이 회사는 사원 100명 이상을 거느린 대형 벤처회사로 컸다. B씨는 재학 중이던 대학교를 자퇴하며 회사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회사는 인수·합병(M&A)시장과 벤처투자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매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잠재적
"채용 공고를 내면 수백 통의 입사 원서가 쏟아지는데, 막상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최근 충청남도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A대표가 인력난을 호소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부담이 커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임금이나 복지 수준, 인지도에 열악한 교통과 교육 여건 등으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서울에 지사나 연구소를 두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비용 문제로 중소기업에게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네비게이션 제조업체 B 대표는 "연구개발 인력 확충이 어려워 할 수 없이 서울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회
신용카드 밴(VAN·Value Added Network) 수수료 개편논의가 용두사미가 돼 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공청회도 '싱겁게' 끝났다. 공청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성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좌석이 모자라 입석 상태로 공청회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공청회가 끝난 후에도 후속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밴 수수료 개편 논의의 출발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였다. 국회는 지난해 2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 체계의 개편을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를 정부가 정하도록 하는 등 '반시장적' 요소가 많은 입법이었다. 반대하던 정부도 어쩔 수 없이 제도정비에 나섰다. 국회의 무리수는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의 영향이었다. 골목상권으로 대표되는 표심을 위한 전형적인 표퓰리즘이었다. 상황은 지난해 말에도 되풀이됐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유세과정에서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
동네에 유명한 과일 가게 두 곳이 있다. 정확히 마주보고 있는 두 가게는 한 곳이 수박을 반값에 팔면 다른 한 곳도 곧바로 할인에 들어간다. 이처럼 경쟁자라면 상대방에게 손님을 뺏길까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금융시장에는 경쟁자들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손님을 빼앗아 갈까 겁내지도 않는 금융회사들이 있다. 저축은행들이다. 캐피탈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던 할부금융업에 저축은행 진출이 허용됐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내년 1월부터 저축은행은 할부금융업에 진출하게 됐다. '밥그릇'이 줄어들게 생겼으니 캐피탈업계에 비상이 걸려야 마땅한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솔직히 신경쓰지 않는다"며 "허용해도 제대로 캐피탈 회사들과 경쟁할만한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당국에서 신규사업 영역을 내줬는데도 할부금융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저축은행업계 스스로도 캐피탈업계의 완벽한 우위를
애플 이전에 혁신의 대명사는 일본의 닌텐도였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도전은 큰 결실을 맺었다. 화투, 카드 제조업체에서 완구업체를 거쳐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선구자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과 창조가 발판이 됐다. 하지만 1983년 7월 출시됐던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패미컴)' 발매 30주년을 맞아 일본 언론들이 내놓는 기사들은 성공의 비결보다는 패미컴 개발 책임자였던 우에무라 마사유키와의 인터뷰을 게재해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을 돌아본다거나 닌텐도가 직면한 위기와 밝지 않은 미래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닌텐도가 처한 상황이 이를 설명한다. 지난회계연도 영업손실은 364억엔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맞았다. 2007~2008년 5만엔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는 1만엔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의 인기 상승에 따라 향후 수익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엔 모바일게임 하나의 인기로 주가가 급등한 겅
웹툰(인터넷 만화) 서비스 유료화가 인터넷 시장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인터넷 포털에 웹툰이 등장한 것은 2003년. 포털들은 이후 10여년간 무료로 웹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만화를 제도권 문화로 육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올 3월 네이버가 자체 집계한 웹툰의 순방문자는 1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워낙 커지자 젊은 만화가들이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당당한 콘텐츠 생산자로 대접받게 됐다. 이런 웹툰은 올 상반기부터 유료화가 시작됐다. 네이버는 매출의 70%를 작가에게 배분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월수입이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스타 만화가가 탄생했다. 유료화에 대한 독자 반응도 나름 긍정적이다.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포털사이트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쇼핑몰과 네이버의 갈등을 보면 웹툰에서 볼 수 있었던 네이버의 순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네이버는 현재 지식쇼핑이라는 상품 검색
최근 국회가 달라졌다는 칭찬이 많이 나온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방 등 숱한 쟁점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임시국회가 공전없이 여야가 많은 민생 법안들을 합의처리했기 때문이다. 여야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한 법안은 △부당내부거래 금지법안 △프랜차이즈법(가맹사업법)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폐지 △지하경제양성화를 위한 FIU법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법 △창조경제를 위한 ICT진흥법 등 231개에 달한다. 사실상 국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을 느끼게 해준 회기였다. 이러한 성과는 대화를 중시하는 여야 지도부가 새롭게 들어선 영향이 크다. 새누리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표가 절실했다. 야당과의 대화를 중요시한 최경환 원내대표 등 새 원내지도부의 등장도 성과가 나타난 이유다. 민주당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과거엔 지금처럼 여야간 첨예한 대립과 반목이 발생할 경우 민주당은 길거리로 나서
더벨|이 기사는 07월15일(07:2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는 제너시스템즈가 지난 12일 최종 상장폐지 됐다. 2008년 3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5년 4개월 만이다. 직접적인 상폐 이유는 완전자본잠식. 그러나 사실상 계속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할 능력이 없었다. 제너시스템즈는 2000년 설립 이후 2009년까지 승승장구했다. 국내 대부분의 통신사에 소프트스위치 제품을 공급하며 가정용 인터넷 전화 시장을 휩쓸었다.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국무총리상(2009년),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2009년),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 선정(2009년) 등 성공한 벤처기업으로서의 명성을 톡톡히 쌓았다. 그러나 2009년 이후 구심점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IMS(IP Multimedia Subsystem), 모바일 인터넷전화 (mVoIP) 개발을 비롯해 제 4이동통신사업 참여에 대거 자금을 투자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시내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약용(정직·약속·용서) 프로젝트'라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세 가치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려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돕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영훈국제중을 둘러싼 문용린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말 바꾸기' 행태를 보면, 정작 정약용 프로젝트가 절실한 곳은 시교육청이 아닐까 싶다. 검찰 수사결과를 통해 재확인된 영훈중의 편입학 비리 실태는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2012·2013학년도에 올해 학생 867명의 성적이 조작됐고, 학부모 5명은 입학을 대가로 한 명당 2000만~3000만원을 영훈중 관계자에게 건넸다. 앞서 문 교육감은 영훈중의 국제중 지정을 취소하라는 국회의원·시의원들의 요구에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 지정취소 등 조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다. 하지만 수사결과 발표 이후 시교육청이 내린 조치는 영훈학원 이사 전원 교체였다. 16일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열린 비공식 브
"국회 선진화를 위한 일보(一步) 전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겸직금지 등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법안을 통과시키고 난 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다. 여야는 지난 18대 국회 말부터 특권내려놓기, 국회 쇄신 등을 외치며 국회 선진화를 추진했다. 국회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고 '날치기 국회', '몸싸움 국회'도 여의도에서 그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법과 제도의 변화 만큼 국회의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달 경찰청 고위간부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경찰 간부 A씨에게 폭행을 가하고 음식을 집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났다. 해당 의원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의원은 지난 2004년 경기 용인의 골프장에서 술을 마신 뒤 60대 경비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고, 2007년에는 일행과 동석하기 위해 열차의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해 항의하는 등 추태를 벌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야당은 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