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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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아까워하는 비용은 뭘까. 한 지상파 방송의 설 특집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물었다. 내가 안 먹은 술값, 경조사비, 택시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를 제친 1등은 은행 수수료였다. 일반인의 통념에서 각종 금융 업무 수수료는 바가지다. 클릭 몇 번이면 작동하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데 꼬박꼬박 비용을 내야하는 게 못마땅하다. 심지어 올 초 한 온라인 쇼핑몰 회원 2만3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100억원이 생겨도 아깝다고 생각되는 비용'에서도 무려 1/4 정도가 은행수수료를 꼽았다. 사정이 이러니 우리 금융시장에서 수수료는 성역이다. 수수료는 일종의 '가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여기에 정책적 판단이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시장논리에 따라 부과하고 필요하다면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탄력적 운용도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신용카드 억제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설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게임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연령별로 게임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다. 예를 들어 중학생은 하루에 3시간 등으로 시간을 정해, 해당 시간만큼 게임을 하게 되면 강제로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 같은 방안 추진 이유에 대해 최근의 학교 폭력 문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상당부분 게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미 청소년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상황에서 또 다른 규제의 등장으로 삼중규제라며, 실망감과 허탈함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업계가 허탈해하는 것은 게임이 국내 대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게임이 마치 최근 문제가 된 학교폭력의 주범처럼 내몰리며 부정적 영향만 강조되고 있다는 섭섭함 때문이다. 게임은 콘텐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부터 불기 시작한 박원순·안철수 열풍을 보며 정치권이 그 어떤 때보다 극한 정당정치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여야를 막론하고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을 계기로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공천 과정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설 명절 연휴가 끝나면서 정당정치 신뢰 회복을 구체화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게 국민경선이다. 여야 조금씩 방법은 달라도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부여해 정당정치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총론은 모두 같다. 한나라당은 전체 245개 지역구의 80%인 196곳에서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총선 후보를 선발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모바일투표를 통한 국민참여경선으로 일반 시민과 함께 후보를 뽑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당론으로 내걸었다. 이 제도의 장점은 민주통합당의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나타났다. 80여 만 명의 당원·시민 선거인단의 당 대표 경선 참여는 정치라는 높은 문
"어휴. 2011년처럼 업계가 시끄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연말부터 식품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한번 씩 들었던 소회다. 보수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식품업계에서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이슈가 터진 것은 드물었단 얘기다. 좋게 보면 그만큼 시장이 역동적으로 변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여러 이슈들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2,3위들의 반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3위 후발업체들이 `목숨 걸고' 1위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건 악착같은 `생존 본능' 덕이었다. 기존의 먹거리만 가지곤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기도 하다. 우유·분유 만들던 남양유업이 커피믹스를, 요구르트 만들던 한국야쿠르트가 흰국물 라면(꼬꼬면)을 들고 나온 건 기존 제품만 가지곤 한계가 있다는 고민과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한 식품 업체 임원의 얘기다.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이 커지고 내수시장 한계가 보이면서 업체들이 할 수 있는 건 두가지 뿐이죠. 새 영역에 과감히 뛰어들거나
"사실무근" 지난 11일 유상증자 검토설이 나돌자 회사측은 자신있게 부인했다. 에스엠 고위 관계자도 취재기자에게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증자설로 장중 하한가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회사측의 부인 이후 낙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일주일이 지난 18일, 에스엠은 5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주당 0.1주의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급부상한 에스엠에 기대와 신뢰를 보냈던 주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해외에서 K-컬처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거느린 에스엠이 외형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에스엠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 한달전부터 증자설이 돌았던 것도 이때문이다. 유상증자로 당장은 주가희석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득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현지법인 영업점엔 그나마 간간이 찾아오던 중국 현지 고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들은 인근 중국 은행과 다른 외국계은행으로 거래은행을 옮겼다고 한다. 중국 내 국내 은행 영업점이 이처럼 한산해 진 건 지난 해 하반기부터다. 이유는 이렇다. 국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영업정지되면서 중국 내 한국 은행에 대한 정서가 크게 악화됐다. 현지 고객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심각한데 한국 은행들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생겼다. 중국 금융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에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라고 했을 정도다. 저축은행 사태가 국내 은행을 넘어 한국 금융의 대외 신인도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실례다. A은행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중국인들의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든지 정확히 1년이 지났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할 때 '호랑이가 잡아 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기서 호랑이와 같은 의미의 영단어는 부기맨(bogeyman). 뉴욕타임스 최연소 칼럼리스트이자 영국 정부 경제자문위원인 대니얼 앨트먼 뉴욕대 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제의 부기맨은 다름 아닌 신용평가사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여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해 글로벌 경제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또 무디스와 피치도 S&P를 뒤따라 재정·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서로 차례차례로 강등하면서 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 S&P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의 등급을 2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1단계 강등했다. 그 4개월 사이에 이탈리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마리오 몬티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적극적으로 경제개혁 조치를 시행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또 S&P는 지난 13일 프랑스의 트리플A 등급을 박탈했지만 며칠 후 프랑스
"이건 협박이다." "불가피한 요청이다." 국토해양부와 그 산하 공기업인 코레일이 볼썽사나운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말 코레일이 국토해양부에 하루 12회 운행하는 경의선 문산-임진강·도라산간 안보관광열차 운행 중단을 요구했다가 16일 거절당하자 빚어진 일이다. 코레일은 경원선 동두천-신탄리간 열차를 하루 34회에서 20회로 축소해달라는 요청도 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코레일은 국토부가 '알짜' KTX노선 일부를 민간에 위탁하면 적자가 더 커져 이런 요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KTX 운행에서 발생하는 흑자에 기대 '공익적'으로 적자노선을 운행해왔지만 앞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코레일이 경영개선 노력에 나서기는커녕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발 더 나아가 코레일에 지급하는 적자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해당 적자노선 이용객들은 펄쩍 뛸 일이다. 코레일 측이 "이런 불편이 정부 방침 때문"
얼마 전 국토해양부 산하 국책연구원인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이 '2012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전국 전셋값이 3.3∼3.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란 게 주요 내용. 국토연은 지난해 전국 전셋값이 12.3%(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오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승폭이 3분의1 이상 줄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친절한(?) 분석도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는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해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 올해 주택 입주물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들었다. 아파트를 제외한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 등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 전세금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국토연 자료를 보도하자니 영 개운치 않았다. 2012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30만가구 안팎)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임대시장이 불안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르자 지난해말 국토부가 부랴부랴 배포한 참고자료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와 다가구·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가 엄연히 다른
한국 경제가 정초부터 '위기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가신용 등급 하향, 유럽 재정위기 본격화 등으로 지난해 8월 '위기설'이 불거진 점을 고려하면 벌써 다섯 달째다. 진원은 역시나 유럽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채 상환물량이 집중돼 있는 2월,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 금융기관이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산회수가 불가피한 만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것이 이번 위기설의 골자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로존 9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며 '불' 붙은 위기설에 '기름'을 부었다. 성장세를 잃은 실물경제도 위기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0%대로 추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가 집중되는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우리도 놀랐습니다. 주요 글로벌 모터쇼 가운데 '국수적' 색채가 가장 짙은 게 북미오토쇼인데 포드의 '포커스'를 제치고 '엘란트라'(아반떼)가 '올해의 차'로 선정돼 정말 놀랐습니다." 지난 9일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아반떼'가 '올해의 차'로 선정된 직후 박성현 현대자동차 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들의 경연장이기도 하지만 그의 말대로 국수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우선 지역적으로 북미오토쇼가 열린 디트로이트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본거지다. 이들 '빅3'의 고용인력은 현재 17만1000여명으로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 고용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다. 게다가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자국의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인다. 일본의 토요타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것 역시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보호주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때문에 '
몇 년 전 지방의 한 경찰서 수사관이 화폐위조범을 검거해 한국은행 포상을 받게 됐다. 그는 '한은은 돈을 찍어내는 데니까…'라며 은근히 상금을 기대했다고 한다. 부하직원들과 미리 회식까지 했다. 그가 표창장과 함께 받은 부상(상금)은 150만원. 한은 지방본부까지 가느라 든 차비에 여관비를 더하니 오히려 적자였다. 상금이 적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화폐위조범 검거는 일선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임무다. 이렇게 보면 사실 한은이 굳이 상금을 주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은은 약간의 물질적 부상을 더해서 격려도 하고 더 많은 검거가 이뤄지도록 독려한다는 취지에서 (워낙도 많지 않은) 예산을 쪼개 격려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다. 수사관은 왜 문의를 하지 않고 혼자 생각했고 한은은 이걸 왜 미리 안 알려줬을까. 만일 수사관이 이 액수를 미리 알았다면, 한은이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공감을 얻었다면…. 어쨌든 한은 입장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