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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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주부 A씨는 대형마트에 생수를 사러 갔다가 잠시 멈칫했다. 얼핏 보고 분홍색 라벨에 하얀 산(山) 그림이 트레이드마크인 프랑스산 '에비앙'을 집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이었던 것. 에비앙을 평소 즐겨 마신다는 A 주부는 "다른 업체도 아니고 에비앙을 수입해 판다는 업체가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에비앙 측에서 왜 가만 놔두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아했다. 국내 1위 음료업체 롯데칠성 이재혁 대표의 경영 행보가 요즘 업계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1위'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미투 마케팅(Me Too·인기 경쟁 제품에 편승해 모방하는 것)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롯데칠성은 '아침헛개'와 '황금보리'라는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낯이 익다. 바로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 및 웅진식품의 '하늘보리'와 맛은 물론 이름까지 비슷해서다. 롯데칠성은 "이미 준비해 온 제품"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최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법정에 앳띤 10대 소년 한 명이 두 명의 사복경찰 손에 이끌려 들어왔다. 나이에 비해 믿기지 않을 만큼의 흉악범죄를 저지른 이 소년은 법대 위 재판장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아마도 법복을 입고 법대 위에 앉아있는 재판장이 학교의 '꼰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닐까. 이 모습을 본 재판장은 그때부터 안경을 고쳐쓰고 소년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재판장은 소년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찰로부터 영장 청구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이어 변호인과 본인 진술을 들은 재판장은 소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앞으로 긴 인생을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 인생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잘 생각해봐라."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 소년은 마치 몇 년이라도 참았을 법한 울음을 터뜨렸다. 통곡이었다. 재판장의 말 한마디에 소년은 세상과 쌓았던 높은 담장
한국거래소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에 잇따라 증시 시스템 수출을 성공시키고 있다. 일본 동경거래소와는 세계 최초로 증시 간 교차거래를 성사시켰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는 30~50개 기업을 교차 상장하는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해외 대형 거래소들의 눈에는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고, 상장되지 도 않은 거래소가 상장사들을 관리하는 모습은 '기형적'이다. 해외 거래소와 합작 사업을 추진하다가 '비상장'이 문제가 돼 무산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선진 증시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한국형 증시를 보급하고 있는 것은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가속이 붙을 수록 내실도 다져지고 있는지,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돌아볼 필요성도 커진다. 일본과의 교차거래는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양국 투자자들의 상대국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접근도가 극히 낮은 상태에서 교차거래시스템만 갖춘다고 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2011년은 선진국 경제의 '수난의 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에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럽은 국가채무위기로 곤욕을 치르면서 역내 경제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반면 신흥국 경제의 대표 주자인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조정 능력을 무기로 큰 위기 없이 연착륙에 다가갔다. 이런 모습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시작된 '파워 시프트'가 가속화되고 있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신흥시장은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던, 선진시장은 체면을 구겼던 2011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보면 여전히 신흥 경제가 취약한 면이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신흥국들은 유럽 위기 영향에 일제히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서둘러 부양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경기회복에 들어가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역시 수많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부흥'의 가능
"먼저 폭로가 된 사안이라 이 부분에 대한 혐의를 입증해야 과락을 면한다"(10월) "이 정도면 낙제점은 면했다고 생각한다"(12월) 이국철 SLS그룹 회장(48)이 지난 9월 폭로한 정권실세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의 말이 2달만에 바뀌었다. 수사 초기 이 회장의 무차별 폭로와 이로 인해 제기되는 의혹들로 수사팀은 밝혀야할 과제만 있던 상태. 수사팀 관계자는 "폭로가 있었다곤 하지만 부정확하고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아 사실상 처음부터 수사한 것과 다름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검찰은 한차례 구속영장기각 후 추가수사를 통해 이 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1)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과락은 어느 정도 면한 셈이다. 현재 이 회장의 정권로비수사는 처음 제기된 의혹을 넘어 새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검찰은 이 회장의 청탁을 전달한 혐의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42)와 이 회장 측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상득 한나라
'강남 집부자에게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화끈하게 풀린 부동산 규제 빗장', '부자 감세의 완결판', '부동산 투기꾼에 다시 달아준 날개'…. 정부가 지난 7일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방안'(12.7대책)을 발표한 직후 부동산시장에선 다양한 수식어가 쏟아졌다. 올 들어 6번째 부동산 대책.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부과 유예 등 마지막 카드로 알려졌던 '다주택자'와 '강남권'에 대한 규제를 푼다는 소식에 수년째 잠잠하던 시장은 술렁거렸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발 빠른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신규분양아파트와 미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이는 강남3구, 다주택자 등 부동산시장 핫 키워드가 포함된 대책이어서인지 앞서 발표된 5차례 대책 때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파장이다. '12.7대책'이 본격 시행
올 한 해 LG전자의 행보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도발적인 비교광고도 마다하지 않은 게 단적인 예인데, 그만큼 실적부담이 컸다는 방증이다. 올 2월 "지난해 출시된 셔터글래스 방식은 안경에서 3D를 구현하는 1세대 기술로 완벽한 3D TV가 아니라 '레디 3D TV'"라며 삼성전자를 향한 포문을 연 게 신호탄이었다. LG전자는 2개월 뒤 편히 누워서 3D TV를 보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며 3D TV 기술논쟁에 불을 지폈다. 다분히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어 6월에는 '소니와 삼성은 2D TV에나 집중해라'는 카피를 담은 광고를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뿐만 아니라 '옵티머스 LTE' 발표회장에선 "'갤럭시S2'는 계란프라이할 때나 써라"고 언급하는 등 공세적이었다. 이때 '갤럭시S2'와 '옵티머스 LTE'에 버터를 올려놓고 직접 녹여보는 실험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정수기광고를 통해 "
"이상한 승리는 있어도 이상한 패배는 없다." 일본 프로야구 명장 노무라 감독의 명언 중 하나로 운 좋게 이기는 경기는 있을 수 있어도 이유 없이 지는 경기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보면 지금까지 '이상한 승리'를 해온 듯 하다. 15년의 짧은 역사 동안 게임 산업은 매출 7조 원대, 수출 2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게임은 가장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이자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가 이상한 승리인 이유는 게임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게임은 여전히 사행성, 중독성 논란으로 규제 대상에 더 가깝다. 지난 달 시행된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이용을 금지하는 제도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건전한 인터넷 이용문화를 만든다는 취지에는 업계도 공감한다. 하지만 성인 이용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 외국 업체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은 시행 전부터 논란이 됐다. 또 셧다운
1991년 출범 당시 하나은행은 여러 은행에서 온 '용병'들의 집합체였다. 신한은행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오른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그 때 합류했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지만 창립 당시 하나은행 전략·기획 담당 파트엔 외환은행 출신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전략기획부는 사람으로 치면 몸통을 제어하는 '브레인'이다. 당시 금융권 우수 인재의 산실이 엘리트 집단으로 통하던 외환은행이었음을 보여주는 실례다. 그로부터 꼭 20년이 지난 2011년.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로의 피인수를 앞두고 있다. 연내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가 가려지고 내년 초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를 거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한솥밥을 먹는 식구가 된다. 그럼에도 외환은행 직원들은 여전히 뿔이 단단히 나 있다. 벌써 1년째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단 외환은행 특유의 자부심 강한 조직문화나 정서적 거부감이 더 큰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
최근 맥주가격 인상 추진 및 철회를 둘러싼 오비맥주의 최근 행보에는 '알쏭달쏭'한 여운이 한둘이 아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 코너의 등장인물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리해주는 남자)'이라도 나서서 한번쯤 애매한 것들을 정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다. 우선 오비맥주가 이번에 정말 가격 인상을 할 의지가 있었는지, 아니면 이번에는 내년이후 가격인상을 위해 국세청의 '면죄부(?)'를 얻는 수준에서 가격 인상 시늉만 한 것인지 석연치 않다. 오비맥주 측에서야 당연히 펄쩍 뛰겠지만, 오비맥주의 이번 행보에는 왠지 '잘 짜놓은 한편의 각본이 있는 것 같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오비맥주의 주장대로 최근 2년 새 원재료인 맥아 값은 58%나 오르고, 알루미늄 캔 원재료 값은 25%나 올랐다고 하자. 기름 값이며 인건비는 또 얼마나 올랐는가. 그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오비맥주 스스로 감내했다면 오비맥주의 실적은 매우 부진했어야 한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원부재료 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다
맥주 값이 오를 '뻔' 했다. 오비맥주가 정부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2년여 만에 가격 인상을 강행하려다 보류했다. 유난히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 술값을 안올린다니 일단 다행이지만, 이번 소동의 전말을 들여다보면 뒷맛은 영 씁쓸하다. 올 들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물가가 줄줄이 상승했지만 주류는 예외였다. 맥주는 2009년 말 2.5% 인상된 이후 지금까지 같은 가격이다. 소주는 더하다. 2008년 말 5.9% 오른 이후 3년째 가격이 제자리다. 주류업계가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주류면허권을 쥔 국세청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식품과 달리 소주와 맥주는 가격을 올리려면 국세청과 사전 조율을 거쳐야 한다. 소주와 맥주는 판매 여부와 상관없이 출고되는 순간 주세(출고원가의 72%)와 교육세(주세의 30%), 부가세(공장공급가의 10%) 등 관련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국세청이 가격 인상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국세청이 이른바
"200여명의 농성자 중 해고자나 휴직자는 3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금속노조나 민노총 등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옥쇄파업 당시 쌍용차를 파국으로 몰아간 그 사람들입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금을 반납해가며 간신히 버텼지만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지금 타격을 받으면 쌍용차의 미래는 절망적입니다." 지난 7일 금속노조 등이 쌍용차 휴직·해직자 복직을 명분으로 '희망텐트촌'이라는 이름으로 평택공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시작한 데 대해 쌍용차 임직원이 보인 반응이다. 쌍용차는 2009년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과 함께 장기간 '옥쇄파업'을 하면서 공장 가동 중단, 영업망 붕괴,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법정관리까지 경험했다. 2007년 5%였던 쌍용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09년 2만2189대를 파는데 그치면서 1.6%로 떨어졌다. 회사가 이처럼 존폐의 기로에 서자 노조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2010년 임금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