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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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8년 개봉된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란 영화가 있었다. 30대 초반의 유부남 대학강사 ‘상권’과 여대생 ‘지숙’은 서로 사랑했으나 현실을 극복 못한 채 헤어진 후 이를 잊기 위해 각각 강원도로 떠난다. 이에 카메라는 상권과 지숙을 쫓으며 각자의 시각에서 사랑과 현실을 정리하는 모습을 담는다. 한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벤처 ‘나모인터랙티브’의 지난 2주간 사태를 취재하며 머리속에 끊임없이 멤돈 것은 영화 ‘강원도의 힘’이었다. 사태의 당사자인 현 경영진과 노조측 대표는 지난 2000년 결합, 3년 가까이 완벽한 호흡을 맞춰오던 ‘밀월 파트너’였다. 사업의 구상부터 회사의 미래인 전략기획, 재무-회계를 비롯, ‘얼굴’격인 IR-홍보 등 연구개발(R&D)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동거인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박흥호 사장은 개인통장까지 재무팀에 일임하는 돈독한 신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주당 12만7000원에서 3000원대로 곤두박칠치며 ‘달콤했던’ 이 동거는 깨져버린다.
진해군항제, 안면도 꽃축제, 화개장터 벚꽃축제, 금천 벚꽃축제…. 긴겨울을 지나 새 봄으로 접어든 한반도는 지금 꽃잔치로 술렁거린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전국을 강타 중인 봄잔치는 이것만이 아니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체의 할인판매전도 경품잔치 일색이다. 롯데백화점은 시가 8300만원 짜리 원룸형 고급 주거시설을 경품으로 내놨으며 고급외제차 브랜드인 포드의 '몬데오'(시간 3290만원)와 '토러스'(시간 4030만원) 자동차 경매쇼도 진행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할인점은 인기제품의 가격을 20∼30% 저렴하게 책정, 고가경품을 내건 백화점에 맞서고 있다. 식음료업체인 롯데제과마저 아이스크림 출시기념으로 시가 3200만원 상당의 폴크스바겐 '뉴비틀'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유통업체가 앞다투어 각종 경품을 아낌없이 내놓는 것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경기불황을 반전시켜 보겠다는 뻔한 심산이다. 실제 백화점의 1/4분기 매출은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1997년 4/4분
가뜩이나 주가 침체에 허덕이는 주식시장이 파업 홍역까지 치를까 우려된다. 관료출신의 허노중 증권전산 사장이 코스닥위원장으로 전격 선출되자 증권협회를 비롯한 증권유관기관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증권업협회 노조는 신임 코스닥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3일 하루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했고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증권금융 증권전산 증권예탁원 등 5개 증권유관기관 노조도 오는 16일 4시간 경고파업과 23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2일 결의했다. 노조는 아직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증권전산 사장이 코스닥위원장에 임명된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재정경제부 1급 인사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재경부 인사대상 1급 공무원이 9명이나 되는 반면 본부의 1급 자리는 6개밖에 되지 않아 산하기관에 ‘낙하산’ 이 내려올 것이란 소문이 퍼져오던 터라 노조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노조는 허 위원장 선출을 놓고 재경부 인사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주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 같다.〃 지난달 31일 SK글로벌의 추가 분식이 발견된데 대한 채권단 고위관계자의 반응이다. 우연찮게도 기자는 SK글로벌이 분식회계의 책임이 있는 임원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재선임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던 27일에도 다른 채권단 관계자에게 똑 같은 말을 들었다. 채권단 관계자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SK글로벌이 지난달 19일 채권단 협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자본총계가 5654억원이었다. SK글로벌이 분식회계한 내용을 모두 반영해 수정한 재무제표라고 밝힌 자료였다. 당시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정확한 재무상황은 정밀실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설마 이번에도 속였겠느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영화회계법인의 SK글로벌 감사결과는 완전자본잠식. 더구나 영화회계법인은 '회사가 해외현지법인에 대해 지급보증한 2조4000억원은 대지급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나 회사는 이를 손실로 계상하지 않았다'고 밝혀 자본잠식
개전 보름도 안된 이라크 전쟁이 전장의 포화만큼이나 밥그릇 싸움으로 시끄럽다. 전쟁이 언제 끝날 지도 모르는 판에 미국은 전후에나 가능할 주요 이권들을 자국 기업들에게 미리 떠넘기기 바쁘다. 최근 미 국제개발처(USAID)가 발주한 9억달러(1조1300억원)의 전후 복구 프로젝트는 모두 미국 기업들에게 돌아갔다. 현재로서는 최소 300억달러(37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나머지 복구사업들도 마찬가지가 될 공산이 크다. 전쟁을 극구 반대했던 프랑스를 비롯, 잿밥에 관심이 있는 나라들은 입도 못떼고 속앓이만 하는 눈치다. 심지어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미국과 한배를 탔던 영국조차 볼멘 소리다. 참다 못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9일 이번 전쟁으로 관계가 틀어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양국 정상은 전화 회담을 통해 전후 이라크 처리문제는 유엔이 주도 해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한다. 때늦었지만 유엔으로 복귀하려는 영국의 시도는 일견 바람직해
지난 주 미 푸르덴셜금융그룹은 한국 자산운용 시장진출을 위해 우리 정부와 현투증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지금 우리의 자산운용시장은 카드채발 위기로 홍역을 앓고 있어 꼴이 말이 아니다. 환매대란을 보다 못한 금융감독당국은 환매창구를 틀어막고 전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했다. '우선은 살고 봐야한다'는 감독당국자의 말처럼 원칙은 무시되고 변칙과 고통분담만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때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대우사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충격을 경험해 왔지만 위기극복과정은 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 무리한 영업으로 화를 자초한 금융기관들이 뻔뻔하게 당국에 손을 내미는 행태도 여전하다. 이들에게 시장자율의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카드사들이 내수정책에 기대어 길거리에 마구 카드를 뿌려댔고 증권사들은 무리하게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을 유치했다. 투신사들은 1년 정기예금 금리와 맞먹는 수익을 내기 위해 앞다퉈 카드채를 사들였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육안 안전진단 심의결과 발표 여부를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강남구청측이 안전진단 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발표를 미룬뒤 보인 일련의 모습들에 대해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4일 은마아파트 주민 2000여명은 강남구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 농성을 벌였다. 강남구청측이 안전진단 심의위원회에서 실시한 육안 안전진단 심의결과 발표를 오는 31일로 연기한데 대해 주민들이 실력행사로 맞선 것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측은 "자체적으로 전문기관을 선정해 24년차인 아파트의 각종 문제점을 검증했고, 그 결과에 대해 강남구도 일부 인정했다"며 "그런데도 구청측이 안전진단 결과 발표를 미룬 것은 통과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불과 일주일 후 발표될 결과를 기다리지 못한 채 항의 농성을 벌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강남구가 안전진단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인 것이다.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반드시 해야 하나.’ WCDMA 서비스 연기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WCDMA 무용론’이 통신사업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업권을 획득했을 당시와 지금의 환경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굳이 WCDMA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가 우선이다. 2Ghz 대역에서 제공하고 있는 EV-DO나 앞으로 선보일 EV-DV를 제공하면 비용 절감이 되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사업자 재량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신사업자들이 WCDMA 사업권을 획득하려 했던 이유는, 당시 세계 시장의 대세를 따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열매’가 많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도 그 중의 하나였고 멀티미디어 화상통화도 그렇다. 그러나 글로벌로밍의 시장 기대감은 무너졌고 WCDMA에서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 기술이 EV―DO에서 구현되면서 회의론이 대두된 것이다. 어쨌든 당초 KTF와 SK텔레콤이 약속했던
수출 한국호가 안팎 시련에 흔들리고 있다. 이라크전쟁 발발로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수출첨병 종합상사도 위기론에 빠져있다. 당장 바이어와의 연락두절로 수출대금 회수가 늦어지거나 선적이 중단되면서 중동지역 수출기업들의 피해 신고가 갈수록 늘어나고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채산성도 악화도 걱정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수출일꾼들이 전의를 상실했다는 점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와 현대종합상사의 자본 잠식 등으로 상사 무용론이 불거지면서 수출에 전념해야 할 상사맨들이 의욕을 잃고 있다. "개발경제 과정에서 아무 혜택없이 수출드라이브를 걸다보니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박원진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최근의 위기 원인을 이렇게 짚고 회사 이익을 위해 내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출전선에서 묵묵히 일하다 하루아침에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SK글로벌 직원들의 고충은 이보다 더 심하다. 물론 기업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의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관련 챔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마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이번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당초 올해는 기업 배당정책이 획기적 바뀌는 해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기업들이 천문학적 실적을 올리기도 했고 투자도 많지 않아 주주들에게 이익금을 많이 돌려줄 것이란 기대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주주들은 실망을 금치못했다. 상장기업들의 배당금 절대액수(총액)는 5조8846억원으로 사상최고였지만 배당성향(기업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9.1%로 지난해 21.6%에 비해 줄었다. 기업들의 배당정책은 후퇴했고 올해에도 '천문학적 실적, 쥐꼬리 배당'이 반복됐다"는 푸념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것은 기업지배구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재벌기업들의 오너들이 얼마되지 않는 지분을 가지고도 계열사간 상호출자 등을 활용,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분율이 낮은 오너들은 고배당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을 자기 돈이 유출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관투
상호신용금고가 저축은행으로 재탄생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과거의 부실과 불신을 털어내고, 은행급 대우를 받으며 그에 합당한 신뢰도와 신용을 쌓으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이같은 바램이 '한 여름 밤의 꿈'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지난달 분당의 좋은저축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임원진 전원 교체 명령을 받았다. 무리한 소액대출 팽창에 따른 부실화, 이를 만회하려는 경영진의 무리한 대출, 이 과정에서 법을 위반해 가며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일 경북의 김천저축은행은 아예 영업정지를 당했다. 대주주가 바뀐 지 불과 5개월만의 일이다. 김천저축은행은 대주주가 바뀐 지난해 10월 BIS비율 11.46%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 밝혀진 김천저축은행의 BIS비율은 -37%에 달한다. 김천저축은행이 부실해진 것도 무리한 대출이었다. 8%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며 예금을 유치했고 이를 바탕으로 무리한 신
경제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경제담당 인사들을 묶어 흔히 '경제팀'이라고 부른다. '정치팀' '사회팀' 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경제팀'은 이제 친숙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경제는 관련 부처간 유기적 결합이 절실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진념 경제팀' '전윤철 경제팀'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간 '경제팀' 앞에 경제부총리의 이름을 넣어 불렀다. 언론 편의상 붙여진 면도 없지 않지만 대표성과 책임성, 권한을 갖고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 낸 국가대표팀을 '히딩크 사단'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그러나 새 정부의 '경제팀' 앞에는 부총리의 이름 대신 '엇박자' '구심점 없는' 등의 수식어가 붙어 다니고 있다. 경제팀 수장이 자신만의 색깔을 토대로 내건 '법인세 인하'가 청와대에 의해 무시(?)되고 개혁 '속도조절론' 발표에서도 뒷전이 밀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팀장이 있을 자리에 청와대, 국무총리 등이 서 있다. 수장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