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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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조흥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총파업 전진대회에서 삭발을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가 겨울의 초입에서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되자 조흥은행 직원들은 한동안 할말을 잊은 채 비감해 했다. 여행원까지 나서 전례없는 `릴레이 삭발'을 하는 등 조흥은행 직원들의 투쟁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에 질세라 실사를 방해한 노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경영진도 문책하겠다고 나서는 등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조흥은행 노조가 민영화를 반대한다며 하이닉스 한보철강 대우차의 경우처럼 지금 팔지 못하면 매각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조흥은행 직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조흥은행 직원들이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해외 DR발행과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지분 매각 등의 방식으로 조흥은행을 민영화하는 것을 지지해왔다. 다만 그들은 3년째 흑자를 내고 있으며 내년에도 1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은행을
현대하이스코의 기업문화가 달라졌다. 생존의 기로에 서서 '핫코일 분쟁'을 벌이며 분투하던 지난해와 달리, 어느 정도 흑자기조에 안착한 올해는 분위기가 영 딴 판이다. 이는 올 초 경영진 교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유인균 회장(현 INI스틸 회장)과 정석수 전무(현 INI스틸 대표이사 부사장)는 포스코와의 핫코일 분쟁을 승리로 이끌며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진입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그들은 INI스틸 회장과 대표로 영전했다. 반면 INI스틸의 CEO였던 박세용 전 회장과 윤주익 전 사장은 현대를 떠났다. 특히 윤 전 사장은 당시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로 내정돼 있다가 갑자기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현대하이스코 등기임원으로 신정재 전무(34)가 선임되면서 현대하이스코는 그룹총수의 친정체제가 가속화됐다. 신 전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사위다. 현대모비스 이사를 거쳐 현대하이스코의 요직인 기획담당 관리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 회장 장남인 정의선 전무와 함께 '로얄
국내 금융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과도한 가계 대출 문제에 대해 외국언론 및 신용평가사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지난 19일 '2003년 아시아-태평양 은행부문 전망' 보고서에서 2003년 한국 은행들의 성장전망이 '긍정적'이지만 개인 신용 리스크가 급증하고 있어 또다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권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날 소비증가가 외환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됐지만 과도한 가계 대출로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새로운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은행권은 지난 98년 금융위기 당시 부실기업들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발생한 부실채권을 급격히 줄이는 대신 가계 대출을 늘려 실적을 개선시켰다. 그러나 최근 신용카드 및 가계대출의 채무불이행이 늘고 있어 은행들이 구조조정 이후의 건전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이번에는 가계에 새로운 대출 시한폭탄(a new d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수정판을 내고 15세 등급판정을 받으면서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10월17일 리니지는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상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리니지 게이머 가운데 절대 다수였던 청소년층 시장을 잃어버릴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던 것. 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 아이템드롭(게임도구빼앗기)을 삭제한 리니지와 아예 게이머간 대결(PVP)을 막은 두 종류의 리니지 게임을 내놓아 각각 15세와 12세판정을 얻어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등급수정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엔씨소프트와 문광부의 행보에 대해 의혹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18세 등급판정이 뻔했는데도 수정없이 리니지 심의를 신청하는 등 오만함을 보였었다. 문광부와 영등위는 이미 지난 9월 리지니와 비슷한 게임 심의에서 아이템드롭 삭제가 15세 등급 판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다. 또 영등위는 온라인게임 등급제 시행안을 내놓으면서 게이머간 극단적인 대결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주 우리나라 국가신용 전망을 상향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등 권위 있는 세계적 경제신문들은 세계적 경기후퇴에도 꿋꿋한 한국을 배우라고 주문한다. 해외에서의 평가 만큼 한국 증시도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외국계보험사 회계사로 근무하는 지인을 최근 만났다. "국가신용 평가에서 A를 받았고, 주가도 저평가됐는데 한국에 투자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본사의 방침상 한국 주식을 투자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란다. 증권사 간부, 정상급 투자전략가들에게서도 이같은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들은 한결같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이 왜 투자하기에 위험한 나라로 인식됐을까. 그들은 무엇보다도 불안한 수급구조를 첫째 이유로 들었다.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이 낮아 증시에서 완충역할을 해주는 주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말 기준 외국인은 상장사 시가총액의 36.6%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기관은 15.4%로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9일자로 시행한 투기과열지구내 청약1순위 자격제한이 준비 미흡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우선 청약1순위 자격제한에 해당하는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1순위자 중 상당수가 실제 자신이 청약자격 제한을 받는 지조차 알기 힘들다. 건교부가 밝힌 청약자격 제한대상 중 `최근 5년간 아파트 당첨사실이 있는 자'의 유형은 무려 15가지에 달한다. 민간아파트 및 임대아파트 당첨자는 물론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와 조합아파트 조합원까지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5년간'이라는 당첨 기준일 산정도 전문가급 지식이 요구된다. 일반아파트는 실제 계약 체결일이 5년 이내면 1순위 자격제한을 받고, 재개발아파트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일, 재건축 아파트와 조합아파트는 사업계획승인일로부터 5년내이면 1순위 청약을 할 수 없다. 오랫동안 아파트 청약업무를 담당해온 한 은행 관계자조차 "자격제한 대상이 너무 복잡하고 기준일을 뽑아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1순위자 스스로가 자격제한 여
해마다 선물·옵션 만기 때면 한 두번쯤 꼭 주문실수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4일 옵션11월물 만기 때도 이같은 일로 투자자들이 입맛을 쩍쩍 다시는 일이 있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주문실수로 장종료와 동시에 12월물 풋80의 가격이 4배나 껑충 뛰어오른 것. 이 주문실수로 해당 외국계 증권사는 14억원을 허공으로 날리고 말았다. 지난해 여름 옵션만기 때도 국내 한 증권사가 주문실수로 70억원의 손실을 본 일이 있었다. 풋옵션을 매도한다는게 콜옵션 매도주문을 냈던 것이다. 주문실수 헤프닝이 벌어지는 것은 비단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다. UBS워버그증권은 지난해 11월 도쿄증시에 신규 상장된 덴쓰사의 주식 16주를 주당 61만엔에 판다는게 61만주 16엔으로 매도주문을 내놓아 3000만달러(380억원)의 손실을 봤다. 자신들이 주간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이 회사의 주식에 대해 축하주문을 낸다는게 그만 61만과 16을 거꾸로 입력시킨 것이다. 이쯤되고 보면 주
힘든 여건을 잠시 잊고 270만 섬유인의 화합과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섬유주간' 잔치가 각종 전시회 패션쇼 등의 이벤트속에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87년 섬유업이 단일업종으로는 처음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 섬유의 날(11일)을 만든 이래 16회째 맞는 축제다. 산업자원부는 축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우리 섬유업이 세계 3강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담은 '섬유패션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이 전략에는 업계 최대현안과 관심거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화섬업계의 과잉 생산능력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 기본목표로 13개사 화섬기업을 9개사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해당기업은 누구더라"라는 소문으로 포장되면서 일부 업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힘겨운 자구노력을 기울이며 수출에 전념하던 한 업체는 난데없는 `퇴출결정설'이 나도는 바람에 바이어들의 오더가 취소되고 투자자들이 투매를 하는 소동을
“금융사들에서 연체독촉 전화가 오면 무조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금융사들을 협박하면 된다”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신용불량자 클럽에 소개된 글이다. 신용불량자들이 이처럼 금융감독원을 자신의 민원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하면 대부분 해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체자는 〃금융사의 연체독촉 전화에 시달리다 금감원에 민원성 글을 올리고 전화로 항의했더니 금감원에서는 친절하게 금융사 담당자에게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연체자는 〃빚 상환을 독촉하는 금융사 담당자의 상사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더니 그는 미안하다 담당자에게 전화를 못하게 할테니 민원을 취소해 달라고 하더라〃는 자신의 경험담을 인터넷에 올려 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용불량자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빚 상환 독촉을 받으면 무조건 금융감독원이나 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협박부터 한다는 게 금융권 채권추심 담당자들
현재 세계경제의 화두는 디플레이션(이하 디플레)이다. 지난 6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일본식 디플레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디플레 현상은 전지구로 확산되고 있다. 디플레는 지속적인 물가하락으로 기업 순익이 감소,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이다. 디플레가 위험한 것은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이란 방법을 쓸 수 있지만 디플레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세계 디플레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지는 최근 중국이 저가 제품을 전세계에 수출함으로써 전지구적 디플레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출국이며, 중국의 수출규모는 연간 3
"코스닥에 경위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취재하게 된 동기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기자는 최근 한 코스닥 등록업체로부터 취재동기를 취재당해야 했다. '다음주에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취재 기사가 나가자마자 코스닥증권측이 곧바로 공정공시 위반소지가 있다며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부랴부랴 기사내용을 공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뒤에야 괘씸죄(?)를 면하고 경위서 제출을 면제받았다. 또 다른 등록기업 역시 지난주말 기사내용에 대해 코스닥증권시장으로부터 '소명서'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기업은 "기자가 취재해서 쓴 내용을 어떻게 일일이 공시하며, 기자가 무슨 내용을 기사화할지 어떻게 미리 아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공시되지 않은 내용이 기사화 된 이상 일단 소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코스닥증권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공정공시는 말 그대로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평하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시행됐다. 시행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정보의 균등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4월30일 통상법 제182조에 따라 `슈퍼301조 연례통상보고서(Special301K)'를 작성, 미 국회에 제출한다. 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교역대상국을 우선협상대상국(PFC)과 우선감시대상국(PWL), 감시대상국(WL)으로 분류하며 이의 근거 중 하나로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의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율'을 제시한다. BSA는 마이크로소프트(MS),어도비,시만텍, 인텔, IBM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계가 설립, 자타가 인정하는 이익단체. 지난 98년 물러갔던 BSA는 지난해 3~4월 다시 나타나 국내 13만여 벤처기업에 SW 불법복제 사용에 대한 `협박성 우편물'을 발송, 파란을 일으켰었다. 이후 불경기를 맞아 잠잠했던 BSA가 재가동되고 있다. BSA는 최근 "한국의 불법복제율은 48%로 감소세이나 우리는 좀더 낮은 수치를 원한다"며 불만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 BSA의 불법복제율 산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BSA측은 해당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