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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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전미 은행가 독립협회(ICBA) 콘퍼런스 연단에 올랐다. 미국의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물론 전세계 언론이 일명 '세계경제 총수'의 입을 주목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수개월간 과거 1년간 경제를 억압하던 요인 중 일부가 사라지기 시작한 한편 경기 활동은 견고해지고 있다는 신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전 "경기가 확장 중"이라고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도 시장참여자들에게 덜 낙관적이라는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알 듯 모를 듯 얘기하는 그의 장기가 다시 발휘된 것이다. 4일 박 승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후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는 콜금리를 현수준 4.0%에서 유지하는 대신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 금리정책을 기존 '부양'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발표내용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자 증시, 특히 채권시장은 느긋한 분위기였다
세계 제 4위의 증권회사인 리먼 브러더스가 2일 싱가포르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들은 홍콩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금융의 중심부로 자리잡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거점 자리를 두고 벌여온 경쟁에서 중국과 한국을 등에 업은 홍콩이 동남아를 배경으로한 싱가포르를 이겼다는 해석이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가 지난주에 홍콩 투자은행 부문을 감원했다는 사실과 서울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는 등 한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먼 브러더스가 현 시점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보다는 한국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서울이 동북아 금융 중심부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금융강국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모간 스탠리는 최근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의 유일 강자로 군림해왔던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
전세계가 주목했던 일본의 `3월 위기설'이 결국 `설(說)'로 그쳤다. 전세계는 지난 98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번째로 일본 경제가 "3월 결산을 앞두고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금을 회수, 기업과 금융기관의 연쇄도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3월 위기'를 우려해왔다. 특히 올해는 4월부터 정기예금 전액 보호 폐지로 인한 예금 인출 사태로 금융 시스템 불안이 증폭됐다.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유수의 경제지도 일본 위기 가능성에 호들갑을 떨었다. 이코노미스트와 타임은 각각 "일본의 슬픔(The Sadness of Japan)", "태양은 다시 가라앉는다"등의 제목으로 금융 위기 가능성을 소개했고 일본 전문가들은 "2003년 일본국 파산", "일본이 자멸하는 날", "일본 비상사태 선언" 등의 책을 저술, 위기가 현실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일본 3월 위기설은 현실화하지 않은 채 2001회계연도가 마감됐다. 일본 정부의 시의 적절한 증시 부양책이 미 경기 회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이 "달러만 받는다"고 하자. 다시말해 우리 돈(원화) 결제를 거부한다면 어찌될까. 한국은행측은 이렇게 답변했다. "한은법상 '한국은행권은 법화(法貨)로서 모든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고 규정돼 있지만 원화결제 거부시 처벌규정은 없다" 그 음식점이 "동전(주화)을 받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빛은행이 동전교환 수수료를 받아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버스회사 등이 동전을 대량으로 가져오면 동전 세느라 인건비가 많이 드니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었다. 은행측은 동전을 차별대우해선 안된다는 여론에 부딪쳐 '동전교환수수료'를 2개월만에 중단했다. 그러나 '동전 차별'이 처벌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오는 7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결제 거절시 1년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지난 2월28일 국회를 통과했다. 업주가 현금을 내는 고객에게
"Fly me to the moon.." 재즈 애호가들이 즐겨 부르는 이 노래를 29일 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자신이 좋아하는 '보사노바' 풍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서울 청담동의 재즈클럽 'Once in a blue moon'에서 열린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이사장 손봉호)의 후원자 초청 기부행사에서였다. '벤처'는 음악장르에 비유하면 '재즈', 그 중에서도 보사노바(BossaNova)에 가까울 것 같다. 브라질 축제 음악인 삼바 리듬에 쿨 재즈(Cool Jazz)의 감각과 웨스트 코스트 재즈(West Coast Jazz)의 고급스런 선율을 적절히 가미한 변형적, 복합적 리듬이 보사노바이다. 보사노바는 '접촉'이라는 의미의 'Bossa'와 '새로운'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Nova'의 합성어다. 즉 '새로운 물결(New Wave)'이란 의미이기에 벤처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풀이해본 것이다. 이날 아이들과미래의 불우어린이돕기 모금행사(진행 유열 황현정)는 기부문화의 새로
미국의 유명한 증권사인 UBS페인웨버가 사규를 어기고 자사 고객 73명에게 엔론의 주식을 매도하라고 이메일을 보낸 소속 브로커 '충 우(Chung Wu)'를 해고한 것으로 28일 밝혀지면서 보복성 인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우는 엔론이 파산하기 전 고객들에게 "엔론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메일을 띄웠다. 이에 엔론 경영진은 즉각 "시정을 요구한다"며 UBS를 압박했고, UBS는 사규를 위반했다며 그를 해임조치 했다. 이 사실은 엔론관련 미 하원위원회의 조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UBS는 회사의 정식절차를 밟지 않고 수십 명의 고객에게 회사 정책과 반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우를 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당시 UBS가 망해가는 엔론을 투자자에게 '강력 매수'하도록 추천하던 때라 이 사건은 명백한 '보복성 인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장과 애널리스트, 회사 경영진과 직원간의 의견충돌로 빚어지는 '보복성 해고'는 어
로마 제국 이래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갖춘 미국은 지금 오만하다. 미 테러사태 직후만해도 국제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미국은 정권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철강전쟁의 불씨를 태연히 지피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끈하자 미국은 오히려 EU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가운데 불똥은 한국 등 변방의 철강수출국에 떨어질 기미가 완연하다. 당대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꼽히는 뉴욕타임스의 토마스 프리드만은 "냉전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단정하며 이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지만 이 흐름을 거스르는 세력은 도태되고 만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화라는 시대적 담론을 때로 타국에 설득과 압력의 무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우리의 경우 IMF사태 이후 많은 부분을 개선했거만 걸핏하면 글로벌화가 덜 되었다는 핀잔을 미국의 유명 언론과
“5조원의 대가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전후해 우리 금융기관에 투자한 지분의 평가이익이 5조원대를 넘고 이들이 지금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이들의 천문학적인 투자이익에 배아파할 필요는 없다. IMF 직후 너도나도 주식시장을 떠날 때 오히려 주식을 매수해 지금 엄청난 차익을 실현한 개인투자자가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탁월한 투자감각을 지닌 사람'이라며 박수를 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분매각 움직임이 우리에게 허탈함을 남기는 이유는 5조원의 대가로 우리 손에 남겨진 것이 별로 없다는 뒤늦은 아쉬움에서 기인한다. IMF이전 국내 최대은행 중 하나로 꼽히던 제일은행이 뉴브리지 캐피털로 5000억원에 넘어가던 98년 12월, 뉴브리지와 정부는 선진금융기법의 이식으로 거래를 포장했었다. 지금 제일은행을 선진은행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하다. 옛 국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증권거래소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 폐지 관련 규정에 예외를 두어 제일은행의 상장 폐지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거래소는 제일은행에 대한 예외 적용에 반대했지만 정부당국의 완력에 어쩔 수 없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민경제 전체를 위한 것이라는 정부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거래소 이사회 결정의 핵심은 정부가 주요 주주면서 금융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장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상장 폐지 규정의 주식분산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대주주일 때만 예외를 적용해 오던 규정을 개정해 뉴브리지캐피털이 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제일은행을 연명시켜준 셈이다. 그러나 이는 증시의 건전성 확대를 위해 퇴출기준을 강화하는 이른바 `서든데스' 조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논리다. 같은 날 증권거래소는 `서든데스' 제도의 적용으로 23일까지 26개 기업이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고 이에
한국의 벤처세태는 4자성어로는 새옹지마(塞翁之馬)이고, 가요로는 '돌고 돌고 돌고'(전인권)가 정답이다. '뜨다가 지다가, 웃다가 울다가, 뛰다가 멎다가…'를 끝없이 반복하는 꼴이다. 봄맞이 새 벤처드라마의 주역은 '펀드'. 이 펀드는 2년전 봄에는 인기 '짱'이었는데, 이번엔 천덕꾸러기 얼굴로 등장했다. 애물로 전락한 것이다. 요즘 벤처 관련 각종 펀드(투자조합)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옵셔널벤처스의 거액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그 불똥이 다른 벤처펀드로 튀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출자한 58개 벤처캐피털 투자조합들에 대해 중진공이 거래내역을 조사중이다. 봇물을 이루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펀드 역시 'CRC 조합이 대주주인 경우 기업공개(IPO)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코스닥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최근 나오자 크게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벤처캐피털업계 사람들은 초봄의 온풍에도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 2년여 벤처캐피털은 갖가지 펀드를 양산해냈다. 구조조정펀드,인터넷펀
"아내조차 내가 틀렸다고 하더군요."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콘퍼런스를 이같은 '푸념'과 함께 시작했다. 로치는 "99.9%가 동의하지 않는 자신의 비관론"을 소개하는 강연 중간 중간에 '외로운'(standing alone), '미친'(crazy)과 같은 단어를 사용, 상당부분을 비관론자의 고충을 털어 놓는데 할애했다. 사실 비관론자는 증시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일단 쓴소리는 듣기 싫은 게 사람심리고 주가가 올라야 매출도 증가하는 증권계의 실적구조를 살펴봐도 비관론은 잘해야 본전치기일 정도다. 월가에서도 애비 조셉 코언 등 강세론자들은 예측의 정확성에 상관없이 여전히 명사대접을 받는 반면 2000년 반도체경기 침체를 가장 먼저 예견한 애널리스트가 암살위협마저 받았다는 현실에 비춰봐도 비관론자의 운명은 원래부터 '미운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의 비관적인 전망을 빗댄 '더블 딥'(이중하강) 춤을 춰보라는 동료의 조롱을 듣기도 하고 아내조차 자신을
"환영할 수도, 그렇다고 반발할 수도 없는 그런 인사로 생각됩니다." 신임 한국은행 총재에 19일 박 승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내정되자 한국은행 직원들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한국은행 직원들은 내심 한은 임원 출신인 류시열 은행연합회장 등 한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총재로 오길 바랐다.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통화정책과 한은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승 내정자도 한은맨이지만 근무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은데다 주요 경력이 교수,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등이기 때문에 선호도에서 밀리는 편이었다. 더구나 재경부가 박 위원장을 총재 후보로 적극적으로 미는 것으로 알려지자 한은 내부에서는 정부 정책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닐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이같은 비판여론 때문인지 정부는 이날 전격적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박 승씨를 총재로 내정했다. 당초 한은 총재 임명을 위한 국무회의는 다음주쯤 열릴 예정이었다. 정부의 의지대로 한은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