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에세이]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MT에세이]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김성준 법무법인 산경 대표변호사
2008.09.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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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던가요? 우리나라에서 20여년을 살면서 구석구석을 여행했다는 외국인에게 던진 나의 바보스런 질문이었다.

그 외국인의 답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강진 백련사 동백꽃 숲 사이로 내려다 본 강진만>의 아름다움이 최고였단다.

그 주말에 처음으로 강진 백련사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 높지 않아 편안한 만덕산 중턱에 얌전하게 자리잡은 절집의 수수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우선 마음에 들었다. 그 절을 가까이서 동백꽃 숲이 둘러싸고, 멀리서 강진만이 감싸고 있었다.

백련사는 아름다운 동백림 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남도의 동백꽃은 붉다 못해 검붉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꽃 숲 속의 차가운 부도 아래 검붉은 동백꽃 꽃잎이 떨어진 풍경을 보았다. 차가운 부도와 검붉은 동백 낙화와의 오묘한 조화에 가슴이 떨렸다.

백련사의 압권은 만덕산 중턱에 자리잡은 절에서 내려다보는 강진만의 아름다움이다. 강진만은 우리나라의 명품 고려청자의 9할을 탄생시킨 고려청자의 고향이다. 그 명품 고려청자는 강진만의 물과 흙과 바람과 꽃이 어우러진 자연과 강진만을 닮은 마음을 가진 도공의 합작품이라고 믿는다. 그 강진만이 백련사를 멀리서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풍경은 명품 고려청자처럼 은은하고 평화로웠다.

대웅전 앞 찻집에서 녹차 한잔을 마시며 이 세상 백일홍 나무 중 제일 잘 생겼을 것 같은 백일홍 나무 사이로 강진만을 내려다보면 평화로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강진만 백련사 동백꽃 백일홍의 조화를 보지 않고 평화로움을 말하지 말라.

백련사는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역사인물인 다산선생과의 인연이 깊어서 더욱 정이 간다. 백련사 동백꽃 숲 속으로 난 꿈같은 산길을 따라 30분 정도 산책하면 다산선생이 유배생활을 하셨던 다산초당이 나타난다.

고통스런 유배를 학문으로 이겨내신 다산선생이 아름다운 그 산길을 따라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오가셨다고 하니, 선생의 고통스러웠을 귀양생활이 오히려 낭만으로 느껴진다.

다산선생은 백련사에서 우리나라 다도를 일으키신 초의선사를 만나 사제의 정을 나누셨다고 한다.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 거하셨던 초의선사께서는 다산선생을 만나러 일지암에서 백련사까지 한나절 걸리는 산길을 마다않고 오셨다고 한다.

다산선생과 초의선사가 이 백련사를 중심으로 인연을 이어가셨다고 생각하면 백련사가 더욱 소중하게 생각된다. 필자는 다산선생이 초의선사와의 인연으로 백련사 뒤 만덕산을 ‘다산’이라고 부르시고 호를 따오셨을 것으로 짐작한다.

백련사는 결코 화려하지 않은 어머니 같은 절이다. 백련사 찻집 앞 잘 생긴 백일홍을 생각하면 백일홍을 좋아하셨던 돌아가신 어머님이 간절히 그립다. 강진만을 좋아하게 되어, 죽으면 화장하여 강진만에 뿌려달라는 유언 아닌 유언을 남긴 함경도 출신 동갑내기 매제의 요절이 슬프다. 강진만 백련사는 그렇게 필자와 인생사연을 함께 하게 되었다.

필자는 더 이상 백련사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글재주가 없다. 다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백련사에서 내려다 본 강진만 풍경을 꼽은 벽안의 외국인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필자도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운 곳으로 백련사 강진만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문화유산답사의 선구자 유홍준 선생은 강진 해남을 남도답사일번지로 꼽았다. 필자는 강진만 백련사를 일번지 중 일번지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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