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가는 '세월호', 辯 '꺼리고'…檢·判 '칼갈고'

법정가는 '세월호', 辯 '꺼리고'…檢·判 '칼갈고'

이하늘, 김정주 기자
2014.05.02 05:52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들에 대한 기소 및 이에 따른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법조계 인사들의 입장이 제각기 나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펌 등 변호사, 검사·판사 등은 이 참사에 대해 제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측이 있는가 하면 이를 기회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먼저 로펌 및 변호사들은 자칫 이들을 변호했다가 여론의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선박직 선원 전원 국선변호인…유병언 측 대형로펌 선임 실패

이번 세월호 참사에 직접적인 원인을 야기한 것으로 알려진 선장 이준석씨를 포함한 15명의 선박직 선원들은 전원 국선변호인이 변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 변호사는 "이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으나 거절을 당했는지, 금전적 상황 때문에 국선을 선임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변호사들도 대부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들의 변호를 선뜻 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형로펌 관계자 역시 "유씨 측에서 사건 수임 여부를 타진했지만 처음부터 이를 맡지 않기로 했다"며 "다른 로펌들 역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건을 맡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변호를 잘 펼친다 해도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대형 로펌들은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대형로펌은 대기업 등 굵직한 의뢰인이 상당수인데 세월호 사건을 맡아봤자 평판이 나빠질 수 있다"며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도 한명의 국민인만큼 이번 사건에 분노하고 있으며 자처해서 변호를 맡으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또 다른 변호사는 "이들에 대한 변호를 꺼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사람들도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단순히 이들을 변호한다고 해서 비판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항변했다.

◇檢 "사건 담당하면 기회"…判 "부담되지만 철저한 법리검토"

검사들의 경우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동료들에 대한 부러움이 느껴진다. 향후 공판과정에서 사건을 담당할 수 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몰린다.

서울 중앙지검 소속 고위급 검사는 "검사라면 당연히 주요 사건을 맡고 싶어 한다"며 "검사들 가운데 상당수도 사고를 야기한 인사들에 대해 공분하고 있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들의 여죄를 철저히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급 검사 역시 "이번 사건을 잘 처리하면 향후 인사 반영될 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을 끈 사건을 맡은 검사 가운데 대중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정계 거물이 된 인사도 있다"며 "특히 기존 고위층 비리사건에서 정치권 압박부담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검사 재량을 온전히 펼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판사들 역시 부담을 느끼지만 일단 사건을 맡으면 의혹이 없는 판결을 내리겠다는 각오다.

한 부장판사는 "간혹 판결 이후 사석에서 '해당 사건을 맡고 싶었다'고 말하는 판사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여론의 관심에 부담을 갖는다"며 "하지만 사건을 맡은 이상 여론이나 언론의 목소리와 상관없이 원리원칙대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 역시 "고법으로 넘어오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며 "큰 사건 맡으면 해당 법관의 이력이 계속 회자되는 등 부담이 있지만 피고인들의 범법사실이 있으면 이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법리적 검토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월호 관련 재판은 목포와 인천 등에서 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상 범죄가 발생한 장소나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고 규정됐기 때문이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은 목포지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목포지원에 형사합의부가 1개밖에 없기 때문에 재판부의 여력 등도 고려해 재판관할이 결정될 것"이라며 "모든 판사들이 그렇듯 목포지원 판사들도 원리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각오일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