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국감 참석 여부를 놓고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이날 국정감사는 오후 3시를 넘겨 첫 질의가 시작됐다. 이후에도 여야의 대립은 거듭됐다.
여당 의원들은 7일 저축은행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의원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것을 지적하며 국정감사에서 빠져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박 의원이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것이 현행법상 어긋나지 않는 것이라고 맞섰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은 서울고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재판이 계속 중"이라며 "이곳에서 질의하는 내용이 재판부에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받고 있는 분이 그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한다는 것은 모양이 적절치 않다"며 감사를 회피하거나 중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 의원이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것이 법률을 위반하는 것처럼 새누리당이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현행법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무조건 제척하는 게 아니다"라며 "특정 사안에 한해 감사 또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고 이 또한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번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는 새누리당 의원이 있다"며 "도의적으로 우리는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김진태 의원도 재정신청이 제기된 날로부터 열흘 만에 서울고법 국감에 나와서 호통을 얼마나 쳤는지 모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날선 공방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장애가 있다"며 "잠시 국정감사를 중지하고 원만한 진행이 될 수 있을 때 속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를 넘겨 첫 질의를 시작한 법사위는 저녁 식사 이후 또 다시 여야가 대립하면서 정회했다. 이상민 의원은 오후 6시50분쯤 감사를 정회하면서 8시에 감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오후 8시10분쯤 감사를 속개했다. 여당 의원들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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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40분쯤 감사장에 등장한 여당 간사 이한성 의원은 "식사 시간을 촉박하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감사를 시작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등 법사위는 다시 정회했다가 재개됐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 제도와 법원 양형기준의 공정성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상고심이 증가하면서 대법관의 업무가 매우 과중됐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국민의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위해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법원이 갑자기 상고법원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반감이 든다"며 "많아지는 상고사건에 대해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법 등 다양한 대안이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우윤근 의원은 재벌총수와 대기업 등 경제사범에 대해 너그러운 양형기준에 대해 지적했다. 우 의원은 "횡령배임죄의 경우 1억원 미만은 (양형을) 잘 지키고 있는데 300억원 이상은 절반도 안 지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