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순실 곰탕' 음모론과 검찰의 숙제

[기자수첩]'최순실 곰탕' 음모론과 검찰의 숙제

한정수 기자
2016.11.07 04:55
사회부 법조팀 한정수 기자수첩용
사회부 법조팀 한정수 기자수첩용

"곰탕 먹었다는 뉴스가 그냥 밥을 먹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곰탕이면 '작전 1'로 진행하고, 짜장면을 먹으면 '작전 2'로 진행하라는 식으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처음 검찰에 소환된 날,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최씨 관련 기사에는 어김없이 비슷한 댓글들이 달렸다.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는 '최순실 곰탕'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음모론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사를 받던 최씨가 밖으로 전할 말이 있었고 검찰이 이를 용인했다면 굳이 곰탕과 같은 암호를 쓸 이유가 없다. 최씨는 이미 선임한 변호인이 있으니 충분히 바깥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또 검찰이 휴대폰을 건네고 통화를 허락하면 된다.

그런데 이 음모론의 확산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밑바닥에 검찰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불신은 검찰이 자초한 면이 있다.

최씨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된 것은 지난 9월 말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하면서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더디게 진행되던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해당 의혹을 직접 언급하고 나서야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검찰은 뒤늦게 수사팀을 강화했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각종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의혹은 커져갔다. 최씨가 구속됐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검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심지어 최씨가 검찰에 나올 때의 모습과 구치소로 이동할 때의 모습이 다르다며 대역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지문 대조를 통해 최씨 본인임을 확인했다고 이례적으로 해명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최씨 사건의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가동 가능한 검사를 모두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뒤이어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제 검찰의 숙제는 엄정한 수사로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어쩌면 국민들이 주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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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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