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청년들 "대중예술도 국력, 허용" vs "병특까지는 불공정"

엇갈리는 청년들 "대중예술도 국력, 허용" vs "병특까지는 불공정"

하수민, 최지은, 김도엽, 유예림, 김창현, 김지은, 원동민, 김진석 기자
2022.10.22 07:40

[MT리포트]대중예술인 병역특례와 K-컬처의 경제학⑤...청년들에 물었다 : 대중예술인 병역특례

[편집자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입대 결정으로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 이슈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BTS가 미국 빌보드 1위를 차지하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K-컬처가 전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가운데 K-컬처 전성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를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공정성 문제, 병력자원 감소 등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부산=뉴스1) = 방탄소년단이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월드컵대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에서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빅히트뮤직 제공)2022.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뉴스1) = 방탄소년단이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월드컵대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에서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빅히트뮤직 제공)2022.10.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K팝의 자존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입대 결정으로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 이슈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일부 청년들은 순수예술을 넘어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를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한편으로 국가를 위해 활동한 것이 아니라 가수 활동을 한 것에 불과한 이들에 대한 병역 특례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해 '공정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해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술의 힘이 곧 국력…대중예술인만 특례 배제하는 것은 불공정"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없음. 지난 1월 1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엑스포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케이팝(K-POP) 콘서트에서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없음. 지난 1월 1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엑스포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케이팝(K-POP) 콘서트에서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과 같은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해선 이 같은 자격 기준이 없다. 이에 대중문화계를 중심으로, 국위선양을 한 K팝 아이돌 등 연예인 등에도 병역특례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병역 특례 확대에 찬성하는 이들은 BTS 등이 대중문화의 국가대표 격으로 국위를 선양했고 지금 시점에서 병역으로 인한 경력 단절은 국가적 손해라는 의견을 편다. 문화교류를 통해 이뤄내는 국위선양이야말로 자주국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육군만기전역자인 공무원 강모씨(29)는 "국방력이 전쟁에서 꼭 싸워서 이기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며 "BTS와 같은 대중예술인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결국 세금으로 이어지고, 나라 간 문화교류도 확대한다. 그런 영향을 배제할 수 없고, 이런 것들이 국력을 키워준다"고 했다.

이어 "군대의 인원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총, 칼 들고 군대에 있는 것이 얼마나 실익이 될지 따져봐야 하는 시대"라며 "축구선수 드록바는 조국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추게 한 적이 있다. 월드컵 생중계 때 카메라 앞에서 전쟁을 멈춰달라고 했다. 이렇듯 문화예술의 힘이 크고, 이런 것들이 장기적으로는 국력 강화로 연결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순수 예술인이 아니라 대중문화 예술인에게만 제한을 두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필인 대학생 설재혁(19)씨는 "이미 우리나라는 스포츠선수, 클래식 음악가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 면제를 해준다"고 했다. 이어 "대중예술인이라고 그걸 제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대중문화 중에서도 어느 만큼의 성과를 기준으로 삼을지는 명확하게 해야 한다면 형평성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필인 김민성씨(26)는 "빌보드 1위와 비인기 올림픽 올림픽경기 동메달 획득하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전자가 훨씬 어렵지 않나"며 "대체 복무하는 종교 신자들 있는 경우도 따지고 보면 그런 것도 불공정하다고 본다. 그에 비하면 BTS같이 예술 분야에서 업적을 쓴 사람들에게 면제라는 혜택을 줘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고영건씨(18)도 "대중문화가 비록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문화는 아니지만, 오히려 시대상과 사회상을 담고 있고 많은 사람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진 문화라는 점에서 어느 것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는 대중문화에 대해 더 고려할 필요가 있고 대중예술인 병역 특례가 그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월급 200억원 vs. 월급 200만원 언제부터 국가의 의무가 연봉으로 결정됐나?"

반면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청년들은 거액의 소득을 올리는 대중예술인들에게 병역특례까지 주는 것은 지나친 '불공정'이라고 인식한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만기 전역한 박모씨(30)는 "국회에서 늘 나오는 병역 특례 기준 중 하나가 경제적 효과"라며 "그렇다면 연봉 5000억원인 RM(김남준·BTS 멤버)은 군대 안 가도 되고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연봉 2000만원인 보통 청년은 병역 수행하라는 말인가. 언제부터 국가의 의무가 연봉으로 결정됐냐"고 말했다.

공정한 병역 특례 기준 마련도 어려운 점을 지적하는 청년도 있었다. 공군 만기 전역한 김모씨(32)는 "그 어느 때보다 공정이 중요시되는 요즘 적절한 기준 없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점만으로는 병역 특례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스포츠계의 결과물은 공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된 대회에서의 성과다. 하지만 문화예술의 인기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 소비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직장인 강희철(30)도 "특정인과 특정 집단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는 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공정의 가치에 어긋난다"며 "대중문화예술인이 국가 위상을 높이고 국부에 기여하므로 특례를 준다고 하면 기업가들도 전부 면제시켜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 안보의 개념과 자본주의 사회라는 성격을 생각하면 병역특례를 다 폐지하고 '면제권'을 경매로 하는 방법이 낫다고 본다"며 "이를 통해 국방부 예산을 증대시켜서 국방 선진화에 기여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병력 '한 명'이 줄어들지만, 그 한 명으로 얻는 국방력보다 더 많은 국방력(예산)을 얻을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대중문화예술의 목적이 국위선양에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육군 만기 전역한 회사원 정모씨(28)는 "BTS의 경우도 가수 활동을 하다가 세계적으로 잘 된 케이스지 일부러 국위선양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아니다"며 "만약 자영업을 했는데 그 매장이 잘 돼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된다고 해서 나라에서 병역특례를 주지 않지 않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같이 나라 이름을 대표로 걸고 나가는 것과 대중예술인의 경우는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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