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을 받는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 전직 대통령실 고위급들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9시30분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은 이날 오후 1시40분, 김 전 실장은 오후 4시 각각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 출석해 영장심사를 받는다.
전날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내란선전 혐의)에 이은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의 두 번째 주요 피의자 신병확보 시도다.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수사 담당인 진을종 특검보도 직접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당초 편성된 예비비보다 초과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관저 이전으로 편성된 예산은 25억원이었고, 이 중 내부 인테리어 예산은 14억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 견적서에는 인테리어 비용이 41억1600만원으로 적혀 있었다. 당초 예산의 약 3배 규모다.
초과 비용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대통령실 예산으로 집행해야 하는데, 21그램과의 부실 계약 및 호화 인테리어 내역 등을 숨기기 위해 김 전 실장 등이 행안부 예산을 끌어다 쓰도록 압박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2022년 행안부가 대통령실에 '관저 이전 추가 비용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보고하자, 대통령실이 '행안부가 비용을 전부 부담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확보했다.
또 관련 부처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행안부 담당 공무원들이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지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차라리 인사 조처를 해달라' 등 반발한 사실도 확인했다.
독자들의 PICK!
김 전 비서관은 21그램이 대통령 관저 공사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하고, 관저 공사가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준공검사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도 김 전 비서관과 황모 전 행정관을 구속 기소하고 김태영 21그램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다만 김건희 여사가 21그램의 공사 수주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매듭짓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