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극우? 어이없다...'부정선거' 외치지 마라" 선 긋는 2030 시위대

"우리가 극우? 어이없다...'부정선거' 외치지 마라" 선 긋는 2030 시위대

이소은 기자
2026.06.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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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집회에 참여한 시민 시위대가 작성한 안내문. /사진=보배드림 캡처
잠실 집회에 참여한 시민 시위대가 작성한 안내문. /사진=보배드림 캡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촉발한 잠실 집회가 사흘째 이어는 가운데, 2030세대 중심의 시위대가 일부 극우단체와 선 긋기에 나섰다. 이들은 좌우 정치 이념을 떠나 민주주의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참정권을 침해당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또 자신들의 목소리가 현장에 있는 극우세력들에 의해 왜곡될까 우려한다.

"시민들 시위에 극우단체 일방적 합류"

지난 6일 집회 현장에 갔다는 한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가보니 이상한 극우단체는 없었고 오로지 2030 젊은 세대 위주의 일반 시민들이었다. 태극기도 땅바닥에서 직접 그려서 나눠주고 피켓도 없어서 시위라고 보기엔 허접하고 조직적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만명 이상이 모여 오로지 재선거만을 외치면서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걸 목격했다. 구심점도 없었지만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면서 재선거를 외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시민들을 일부 언론은 마치 극우단체 폭도처럼 비하해서 내보냈더라. 정말 어이가 없었다"면서 "이건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기본권 박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하루 만에 상황이 돌변했다.

A씨는 다음날인 7일 쓴 글에서 "오늘 오후부터 갑자기 어디서 소식을 듣고 온 건지 성조기 부대가 엄청 많이 보이고 '윤어게인' '부정선거'를 엄청나게 외치더라. 이때다 싶어 시위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성조기 들고 '윤어게인'을 외치지 못하도록 시민들이 막았지만 역부족이었고 되려 일반 시민 자원봉사자를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으로 몰아가더라"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지금은 재선거 외치는 일반 시민 절반, 윤어게인 외치는 극우단체 절반이다. 이쯤에서 선량한 2030 일반 시민들은 빠지는 게 좋을 듯하다. 극우 세력들 너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집회 정체성 변질…선량한 2030은 빠질 때"
한 누리꾼이 지난 6일 찍은 올림픽공원 집회 현장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
한 누리꾼이 지난 6일 찍은 올림픽공원 집회 현장 모습. /사진=보배드림 캡처

또 다른 누리꾼도 "이미 윤어게인+부정선거 세력이 버스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고 장동혁 대표가 가서 인증까지 해버린 상황이라 앞으로 저 세력이 잠실 먹으려고 총력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며칠간 참정권 박탈에 분노해서 재선거를 외친 선량한 시민들은 고생하셨으니 더 이상 잠실로는 안 가는 게 맞다. 저들을 제지하려고 하면 폭력 사태가 안 벌어지고는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이런 2030세대 중심의 시위대 사이에서는 "지금은 부정선거를 외칠 때가 아니다"라는 의식도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8일 '부정선거 외치는 사람들 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B씨는 "왜 부정선거를 외치면 안 되는지 설명하겠다. 올림픽공원에 모인 이유가 부정선거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민주주의의 근간인 참정권이 침해돼서 정상적인 선거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라면서 "부정선거는 참정권 침해 이후에 논할 상황이다. 부정선거 외치고 싶으면 청와대나 선관위 앞으로 꺼져라"라며 선을 그었다.

"잠실 집회 정체성 뭐냐" 일반 시민들 혼란

상황이 이렇자 일반 시민들도 잠실 시위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다.

직장인 C씨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편에게 올림픽공원 같이 가자고 했다가 부부싸움을 한 사연을 공개했다.

C씨는 "난 지금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이 박탈된 게 그만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은 남일이라 생각한다"면서 "내가 잠깐이라도 같이 가자고 했더니 나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너무 깊게 빠져있다. 왜 그렇게 거기에 매몰돼있냐. 정신 차려라'라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글을 본 또 다른 직장인은 "애당초 이게 좌우가 나뉠 일이냐. 참정권을 못 누리면 기본권을 위협받는 거고 내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 침해받았으니 같이 목소리는 내자는 거다"라고 C씨에 공감했다.

반면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같이 가자고 한 게 문제"라며 "집회에 가는 게 정답은 아니다. 개인의 선택이고 행동이니 서로 존중해주는 게 좋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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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소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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