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청문회 등 일정에 시간 걸릴듯
이흥구 前대법관 후임 김성수 임명 임박
법조계선 "더 늦어져선 안된다" 목소리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조희대 대법원장(사진)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법원 내에서도 '결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인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 임명은 임박한 반면 이 전대법관보다 6개월도 더 전에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기약 없이 지연돼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가 노 전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고 한 지 20일이 지났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노 전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해달라고 했다.
청와대 입장이 나온 직후 조 대법원장은 "다음주 중 정리가 되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답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조 대법원장은 2주 넘게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부친상 등이 겹치며 일정은 일차적으로 지연됐다. 이에 더해 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등 굵직한 일정도 대법원장의 공식입장이 당장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후속조치가 기약 없이 지연되자 법원 내부에선 조 대법원장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일찍 결단을 내려줬어야 한다"며 "더 늦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장판사는 "청와대 요청이 과도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하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당장 대법관 공백이 메워지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손 부장판사와 함께 이름을 올린 후보자 중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를 제청하면 비교적 빨리 대법관 임명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관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는 것에 무게를 둔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입장을 도로 굽힐 수는 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노 전대법관이 퇴임한 지 시간이 흐를 대로 흘러서 지금 조금 빠르게 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도읍)는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채택된 임명동의안은 1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최종표결에 부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