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기준 비용 전통시장 30만원, 작년보다 1.2% 올라
명절 연휴 일주일 앞뒀는데 손님 안늘어 상인들도 울상

추석연휴를 일주일여 앞두고 일부 채소와 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차례상 비용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리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높아진 가격에 부담을 호소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은 명절 대목에도 좀처럼 늘지 않는 손님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16일 가격전문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39만77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각각 1.2%(3500원) 1.6%(6350원) 오른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에서도 일부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닭고기 1.5㎏이 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올랐고 달걀 10개는 3500원으로 16.7% 상승했다. 애호박은 개당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33.3% 뛰었다.
지난 15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도 시민들은 오른 물가를 체감했다. 장을 보러 나온 A씨(75)는 "몇 년째 경동시장에서 상추를 사는데 체감상 예전보다 2배는 비싸진 것같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찾은 윤병임씨(75)도 "한우는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며 "이번 추석에는 한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육용 돼지고기를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물가부담에 줄어든 손님을 걱정했다. 수산물판매업자 손우식씨(60)는 "보리굴비와 참조기 등 생선 가격이 지난해보다 40%가량 오른 것같다"며 "지난해 6만~8만원에 팔던 보리굴비 한 묶음이 올해는 9만~11만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부담스러워서인지 손님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며 "추석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시민들은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모습이다. 매장은 전반적으로 한산하지만 가격 상승폭이 비교적 크지 않은 과일 코너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성동구에서 온 B씨는 "수산물과 과일 할인행사에 맞춰 필요한 품목을 조금씩 미리 사고 있다"며 "추석이 가까워지면 가격이 더 오를 것같아 미리 장을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차례상 비용상승에는 여름철 폭염 등 이상기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생육과 출하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로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라 전반적인 차례상 물가가 상승했다"면서도 "최근 생육과 출하여건이 개선되면서 물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 물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도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사과·배·소고기·계란 등 13대 성수품 공급량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고 농축산물 할인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22일까지 성수품의 과도한 가격인상과 가격표시제 위반, 가격담합 등 불공정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민생지원금 지급에 나선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고물가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소비를 증진해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신안군과 김해시는 1인당 10만원, 함평군과 의령군은 1인당 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여러 지자체가 추석을 앞두고 자체 지원금 지급을 추진 중이다. 박상혁·김완렬 기자 raf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