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원형(54) 감독이 전날(6일) 치열한 승부 속에서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침착하게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한 '영건' 최민석(20)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해당 상황은 6일 경기 도중 6회초에 발생했다. 마운드를 지키던 최민석이 키움 히어로즈 선두타자 임병욱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임병욱이 타임 요청을 하며 한 박자 쉬어갔다. 이어 최민석이 던진 2구째 145km 속구가 임병욱의 엉덩이 쪽을 강타했다.
타임 요청 직후 몸에 맞는 볼이 나오자 오해를 한 임병욱이 마운드로 걸어 나갔고,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며 올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했다. 최민석이 즉각 모자를 벗어 사과했고, 양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만류하면서 사태는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됐다. 최민석은 침착하게 최주환, 김웅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여동욱까지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결국 7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감독은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김 감독은 돌발 상황 이후 침착함을 유지하며 공의 속도가 더 올랐다는 지적에 "최민석이 원래 조금 덤덤한 느낌의 투수"라고 운을 뗀 뒤 "사실 투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당황할 수 있고 흥분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 감독은 "만약 최민석이 흔들려 다음 타자까지 내보내게 된다면 투수코치를 마운드에 올려 흥분을 가라앉혀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하지만 최민석은 벤치클리어링 이후 곧바로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이에 김 감독은 "바로 삼진을 잡는 모습을 보고 '굳이 마운드에 안 올라가도 되겠다' 싶었다. 마운드에서 흔들릴까 봐 걱정했는데 참 침착하게 잘 던지더라"며 '강심장' 투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사자인 최민석 역시 6일 경기를 마친 뒤 "전혀 의도한 투구가 아니었다. 이전 이닝부터 몸쪽 공이 자꾸 가운데로 몰려 더 깊숙하게 보고 던지려다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라며 "사실 볼넷 하나라도 덜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벤치클리어링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고, 그냥 제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담담하게 투구했다"고 덧붙였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팀의 승리 흐름을 지켜낸 최민석의 대범한 투구는, 연승을 질주 중인 김원형호의 든든한 수확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