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규부장]JP모간 "한 입으로 두말"
JP모간이 중남미펀드 원리금 상환소송에서 '한 입으로 두말하기'로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JP모간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무조정에 대해 대한투신과의 소송에서는 '신용사건(Credit Event) 발생'이라는 이유로 원리금 상환을 거부했다. 그러나 외국계 2개 헷지펀드와의 소송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은 신용사건 발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채권전문 잡지인 IFR(International Financing Review)는 최근호에서 "JP모간의 이런 태도를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보도했다.
JP모간이 이처럼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중 잣대를 들이댄 이유는 대한투신과 맺은 계약의 내용이 외국계 헷지펀드와 맺은 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체결된 대한투신과의 스왑계약 조건은 신용사건이 발생할 경우 대한투신이 투자한 원금을 돌려주지 않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Eternity 및 HBK 등 두 헷지펀드와 계약을 하면서는 채권발행 국가의 디폴트 등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JP모간이 원금을 100% 돌려주도록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JP모간은 눈하나 깜짝 안하고 양쪽에 정반대의 주장을 강변하고 있는 셈이다.
IFR는 "JP모간이 '대투의 경우 계약체결 이후에 이뤄진 파생상품거래 계약 표준화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넓게 보면 신용사건에 해당되는 채무조정'이라고 주장하고, '두 헷지펀드의 경우 채무조정은 강제적인 것만 해당된다고 규정된 국제 파생상품거래협회(ISDA)정의에 따라 신용사건이 아니다'라는 성명서 냈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JP모간의 비일관적인 자세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JP모간이 상환해야 할 원리금의 규모가 작은 두 헷지펀드에게 돈을 줄 가능성이 높다. 대투는 그러나 'JP모간이 스스로 신용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결정적인 증거 하나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