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은 좋다" 美하락에도 장중1900돌파…'유비무환' 필요
"이 바닥을 뜰 때가 된 듯하다. 10년 훨씬 넘게 시장을 분석해왔지만 요즘 상승은 쉽게 이해가 안된다. 처음 보는 강세장이다. 99년에는 IT 버블이라는 핵심 동력이 있었는데 요즘엔 이렇다할 모멘텀 없이 급등하고 있다."
장중 코스피지수가 1900을 넘어선 11일 한 시황분석가가 약간 가볍게 한 말이다. 증권주가 대부분 하락하고 국민은행 LG필립스LCD 신세계와 롯데쇼핑 LG전자가 2% 넘게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4포인트 남짓 하락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이 강세를 보이며 경계심을 완화시켰다. 미증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우려로 1% 넘게 급락했지만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옵션만기일을 앞둔 '웩더독'(선물시장의 빠른 변화로 인한 현물시장 변동성 확대), 차익매물 출회 등이 주가를 잠깐 붙잡을 수 있지만 대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김지환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의 진단이다. "주가를 형성하는 기본 여건이 더 좋아지고 있다. 특별히 악화될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어 상승기조가 유효하다. 개인이 급하게 사면서 단기 과열은 수시로 발생하겠지만 짧은 조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조선은 계속 좋고 IT쪽에서는 디스플레이 반도체가 매력적이다. 증권은 계속 좋게 본다."
김 부장은 인플레이션 등 조정을 가져올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가져갈 경우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의해야할 변수는 시장 내부적으로 거래급증이나 신용증가를 보면 된다. 외부에서 계속 봐야할 것은 우선 금리가 급하게 오르는 지를 확인해야한다. 같은 맥락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앙은행이 강한 입장을 견지하는 지도 경계하자. 금리를 한번 올릴 수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유가도 오르면 부담인데 아직 구매력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오른 것은 아니다. PER가 13배 정도인데, 아직 여유가 있다. 기업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흐름, 금융정책, 유동성 흐름, 밸류에이션 모두 다 좋다."
한마디로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잠깐 조정후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에 비중을 줄이는 식의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악재를 파고들다보면 혼선만 증가하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리서치센터장들의 심리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IT주 실적 개선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며 "2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어서 IT주가 지수 1900 이후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2000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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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IT주는 물론 SK텔레콤, 롯데제과, 롯데삼강 등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며 "이들 종목은 2분기 실적발표가 주가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스트래티지스트가 아닌 애널리스트 출신의 센터장의 낙관론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 그만큼 기업실적이라는 펀더멘털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기조적으로 억제하는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시중자금은 증시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유동성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
하지만 상승에 대한 기대 못지 않게 조정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당황하기 마련이고 조정 이후의 랠리에 동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기드물게 단기 신중론을 제시하고 있는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경고하고 있다. "(1900 돌파는) 한정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고 있는 오버슈팅(시세분출)의 한 단면이다. 당장은 '팔면 손해'라는 인식이 지금은 강하지만 조정이 이어지면 '지나친 욕심이 화근'이라는 한탄이 강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강세장에서도 10% 또는 15% 조정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10%만 해도 200포인트에 가깝다. 1800에서 1900까지 오는데 6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조정은 상승보다 더 빠른 경향이 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매도가 강화됐다. 1900 돌파에 너무 들뜨지 않는, 신중한 접근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