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개인, 외인 공세에 '패(敗)'

외로운 개인, 외인 공세에 '패(敗)'

이학렬 기자
2007.07.27 16:42

사상최대 순매수vs사상최대 순매도…한때 100p하락

원군(기관투자가)을 잃은 장수(개인투자가)는 외로웠다. 적군(외국인)의 전방위 공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사상 최대 순매도로 코스피시장이 한때 100포인트이상 하락했다. 개인투자가는 지금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 사상 최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32포인트(4.09%) 내린 1883.22를 기록했다. '지수 2000시대'가 열렸다며 기뻐하던 투자자들은 이틀만에 '내가 잘 산 걸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계 증시의 동반 조정으로 코스피시장이 급격히 조정을 받았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격언을 증명이라고 하듯 많이 오른 코스피시장의 낙폭은 컸다. 장중 한때 100포인트이상 하락하면서 2000년4월17일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률은 2004년 6월3일(-4.27%)이후 가장 컸다. 오른 종목을 찾기 힘들었고 내린 종목은 올해 최대인 700개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아침에 40조원 가까이 사라졌다. 이날 시가총액은 936조6954억원으로 전날보다 39조5803억원 줄었다. 코스닥시장까지 합치면 이날 증발한 시가총액은 42조6234억원에 달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 돌파로 가격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급여건의 변화 가능성이 부각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엔캐리트데이드의 청산우려는 지적했다. 지기호 서울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의 참의원 선거이후 금리인상을 대비해 헤지펀드들이 미리 청산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은 철저히 저가매수에 나섰다. 코스피시장에서 714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금비중을 높이고 매수 기회를 기다리던 개인이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들의 저가매수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외국인이 여전히 하락에 베팅하고 있고 기관투자가 역시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을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이 센터장은 "급락세는 점차 마무리될 것이나 '2000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간조정을 예상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8477억원을 내다팔면서 사상최대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선물 역시 7076계약을 내다팔면서 시장을 압박했다. 게다가 미결제약정이 4318계약 증가해 외국인은 추가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옵션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추가 하락에 무게를 뒀다. 하락하면 이익이 나는 풋옵션은 9만1710계약 사들인 반면 오르면 이익이 나는 콜옵션은 12만7860계약을 순매도했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은 "파생시장에서 외국인은 추가 하락을 확신한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세가 무너진 상태에서 그동안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냈던 기관투자가마저 더 싸게 사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가 역시 옵션시장에서 외국인과 같은 매매패턴을 보이면서 조정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이 현물을 사고 있지만 콜매도와 풋매수 규모를 봐서는 당분간 어려운 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액티브펀드의 경우 지수가 하락했을 때 자금이 들어오면 현물을 매수할 수 밖에 없지만 현물매도와 '콜매수-풋매도'로 헤지를 하고 있다. 윤주영 우리CS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파생시장을 통한 헤지는 하지 않지만 액티브펀드의 경우 현물매도와 합성선물을 통해 헤지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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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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