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 위기 상륙 조짐

美 서브프라임 위기 상륙 조짐

임동욱 기자
2007.07.30 21:36

(상보)하나금융硏 "CDO부실로 국내 기관 추가손실 가능성"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충격이 국내에 상륙할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및 이를 기초로 발행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의 부실화로 추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이번 불안이 글로벌 신용시장으로 전염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원화약세, 금리급등, 주가급락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관련한 CDO 부실화로 한국 역시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경고했다.

◇"추가 손실 우려"=연구소는 우선 국내 일부 은행뿐 아니라 생명보험사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CDO 등 신용파생상품 투자로 상당한 손실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CDO에 투자해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또 4200만달러 규모의 CDO를 매입한 외환은행은 4억원의 손실을, 각각 1억1000만달러, 280만달러 규모의 CDO를 매입한 농협과 산업은행도 각각 16억원, 1700만원 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소는 특히 오는 10월 1000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금리 재조정이 예정돼 있어 이에 투자한 기관들의 추가 손실을 우려했다.

◇"빙산의 일각"=연구소는 물론 국내 금융권의 '보수적' 행보로 손실의 절대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불행중 다행인 셈이다.

문제는 직접적 충격보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전염효과, 즉 '간접적'인 연쇄충격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장보형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가폭락은 이미 국내시장에 전염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국내 금융권이 보는 직접적 손실에 비해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간접적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DO 불안이 그동안의 신용시장 호황, 금융혁신 성과 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으로 이어지는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을 통해 경제 전반에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비해 대출·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경고를 통해 선제적으로 건전한 조정이 이뤄진다면 달러화 하락이 재개되고 엔캐리트레이드가 순조롭게 청산돼 시장에'안정'이 찾아올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상 경고' 왜=무엇보다 최근 서브프라임 사태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뒤에 '글로벌 유동성 과잉의 종료'라는 심층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0년 초 증시 거품이 붕괴된 이후 각국이 급격히 금리를 내렸고, 이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급증했다. 무역흑자와 유가급등에 기반한 아시아 외환보유액 증가와 중동 페트로달러의 리사이클링도 유동성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과잉 유동성은 혁신과 규제 완화로 급성장한 금융부문이 흡수했고,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자산효과'(Wealth Effect)도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의식한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공조하면서 유동성 붐에 균열 징후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예가 장기금리의 상승. 인플레이션 안정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만기 및 유동성 차이에 따른 위험의 보상의식이 높아지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저금리·저인플레·저리스크에 기반한 경제의 선순환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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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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