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발표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가 국내에도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서브프라임,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일부시장의 불안감이 글로벌 신용시장에까지 전염, 원화약세, 금리급등, 주가급락 등 국내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어 더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CDO 부실화로 인해 한국시장 역시 서브프라임 사태의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우선 연구소는 국내 일부 은행들 뿐 아니라 생명보험사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CDO 등 신용파생상품 노출에 따른 상당한 손실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미국 주택경기 조정의 지속으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추가적인 부실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오는 10월 1000억달러 상당의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리 재조정이 예정돼 있어 이에 투자한 기관들이 추가적인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재조정될 경우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져 많은 한계계층의 연체와 파산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권의 상대적으로 보수적 행보로 인해 손실의 절대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설명이다.

이보다 연구소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직접적 충격보다는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전염효과, 즉 '간접적'인 연쇄 충격이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나타난 주가폭락은 이미 국내시장에 전염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국내 금융권이 입는 직접적 손실에 비해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간접적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연구원은 "CDO불안이 그동안의 신용시장 호황, 현대 금융혁신의 성과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으로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리스크 프리미엄의 상승을 통해 경제전반에 심각한 후유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비해 대출ㆍ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진지한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경고를 통해 선제적으로 건전한 조정이 이뤄진다면 달러화 대세하락이 재개되고 앤캐리 트레이드가 순조롭게 청산돼 시장에 '충격'이 아닌 '안정'이 찾아올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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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연구원은 "이번 충격이 오히려 적절한 긴장의 환기를 통해 시장 정상화에 부응하는 리스크 인식의 정상화로 귀결된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과열부담의 해소와 건전한 조정이라는 수혜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