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사업 집중 육성 위해 그룹 시너지 최대한 활용

삼성그룹에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연도 중간에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계열사간 사업 이동까지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 6월 각 계열사에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시한 이후 나온 조치들이다.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파격도 가능하다는 신호로 계열사의 벽을 허문 획기적인 사업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전례 없는 인사와 조직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메모리사업부장에 조수인 부사장을, 제조센터장에 변정우 전무를 각각 선임했다. LCD총괄은 지원, 개발, 영업, 마케팅 등 종전 기능별 조직을 제품별 사업부로 변화시키는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매년 1월 정기인사 외에 임원 이동이나 조직개편을 하지 않던 관행을 깬 이례적인 조치였다.
삼성전자의 파격 인사는 전자 계열사로 확산됐다. 우선 삼성SDI가 지난달 PDP와 AMOLED를 총괄하는 디스플레이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본사조직을 슬림화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설된 디스플레이사업부문장에는 김재욱 삼성전자 기술총괄 제조기술 담당 사장이 임명됐다.
이어 삼성테크원도 1일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삼성전자 박종우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에게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직을 겸직하도록 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에게 삼성테크윈 디카 사업을 관리토록 한 것으로 계열사간 겸직이라는 점에서도 이례적이지만 삼성이 최근 총괄 사장과 사업부장 겸직 해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도 예상밖의 조치라는 평가다.
◆"경쟁력 있는 사업은 가장 적합한 곳에서 키운다" = 삼성의 이 같은 변화는 모두 지난 6월 그룹에서 각 계열사에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을 지시한 이후 이뤄졌다. 당시 그룹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신수종 사업 발굴'과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최근 삼성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이같은 방침에 따른 조치들이다. 신수종 사업이나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과 기술의 이동이라는 것. 물론 이같은 움직임은 상시적으로 있어 왔지만 최근 변화의 특징은 '계열사간 벽을 넘나드는 이동'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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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제조기술 전문가가 삼성SDI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나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세계 1위로 육성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경영을 맡긴 것 등이 단적인 예다. 또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도 기술과 마케팅은 계열사와 사업부서의 벽을 허무는 컨버전스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력이나 기술 등이 그룹 내에서 가장 적합한 곳으로 언제든지 쉬프트(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사업은 개별회사에 속해 있지만 '그룹'이라는 조직을 통해 최대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 내에서 앞으로 이처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부와 인력, 기술의 이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