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급감 속 PR 영향력 커저… 外人·개인, 공격적 선물 매도
프로그램이 시장을 흔들었다. 전형적인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 장세였다.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특히 외국인마저 매도로 돌아서면서 현물시장은 프로그램 매물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확대됐다.
5일 코스피시장에서 프로그램은 4373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4000억원대의 프로그램 매도는 흔히 볼 수 있는 규모지만 이날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컸다. 거래대금이 3조3124억원으로 지난 2007년3월5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에 체감도가 커졌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매 금액은 전체 거래대금의 13.2%에 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프로그램 차익매물은 더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차익거래의 방향을 좌우하는 선물시장의 베이시스(현물과 선물간 가격차)는 6일 연속 백워데이션(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선물이 현물에 비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 상태에 진입한 지난달 29일 이후 프로그램은 하루를 제외하고 5거래일 매도 우위였다. 금액으로는 1조1829억원에 달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총 차익 프로그램 매도 여력은 1조30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이날 4000억원 넘게 차익매도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에 현재 남은 매도 여력은 9000억원 안팎이다.
다만 이는 베이시스가 추가로 악화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심상범 연구원은 "베이시스 하락에 가장 민감한 투신권의 매수 차익잔고는 이미 상당 부분 청산이 종료됐으며 남은 프로그램 매도 여력은 백워데이션이 충분히 심화된 상태에서만 반응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베이시스가 현재 수준 이하로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실제 차익 프로그램 순매도는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매 행태다. 최근 외국인과 개인이 번갈아 가며 공격적인 매도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외국인이, 30일에는 개인이, 또 3일과 4일에는 외국인이, 그리고 5일에는 개인이 공격적인 매도를 펼치며 베이시스를 끌어내려 차익매도를 유발시켰다.
심 연구원은 "최근 지수선물에는 외국인과 맞먹는 힘을 갖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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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도차익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청산될 경우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외국인의 선물 매도 및 베이시스가 현재와 같이 저점 횡보를 지속한다면 올해 안에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은 1.3%(전일 종가 기준)로 다소 낮은 상황이어서 배당을 노린 연말 프로그램 매수의 유입 강도도 강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