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메릴린치 통해 시총 상위주 싹쓸이… 한·일 페어트레이딩 추측도
국내증시에 또다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19일 비차익거래로 대규모 바스켓 매수세가 밀려들며 코스피시장은 1.03% 오르며 1620선을 회복했다. 전날 1600선을 넘은 데 이어 이날 추가 상승하며 1620선까지 되찾았다.
코스피지수의 반등이 두드러진 2거래일간 매수세를 촉발시킨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19일 코스피시장에서 6514억원을 순매수하며 11월 들어 최고를 비롯해 9월18일 1조4193억원 순매수 이후 2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외국계인 메릴린치 창구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사자주문'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메릴린치 창구로 하이닉스는 76만7520주 순매수됐다. 이날하이닉스(916,000원 ▲30,000 +3.39%)전체 거래량 867만3951주의 8.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40만주 이상 순매수된 종목은LG디스플레이(11,270원 ▲320 +2.92%)와KB금융(146,700원 ▼1,200 -0.81%),외환은행으로 나타났다. 30만주 이상 매수 우위된 종목은우리금융,기아차(150,800원 ▼800 -0.53%),우리투자증권(30,550원 ▲100 +0.33%),하나금융지주(111,200원 ▼1,200 -1.07%)로 분석됐다.
삼성전자(196,500원 ▲3,400 +1.76%)도 메릴린치 창구로 13만5697주가 순매수됐다. 삼성전자 전체 거래량 45만2559주의 30.0%를 차지했다. 제이피모간과 맥쿼리 창구를 통해서도 3만2780주와 2만7737주가 순매수됐다.
이들 물량은 대부분 15개 이상 종목을 바구니에 담아 매매하는 비차익거래로 사들여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는 577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9월18일 1조62억 순매수 이후 올들어 2번째 규모다.
9월18일은 한국의 FTSE선진지수 편입 하루전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해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외국계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몰려들며 '조단위'의 순매수가 비차익거래로 체결됐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이벤트'나 '명분'없이 이날 비차익거래로 대규모 매수세가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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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증권가에서는 6000억원 가까운 비차익거래 순매수를 놓고 한국과 일본 간 스위치트레이딩 물량이 특정 외국계 창구로 유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 창구가 대표적이라는 관측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가 일본 주식을 팔고 대신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스위치트레이딩을 진행하며 규모는 5억달러 정도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55원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점을 고려해 달러당 1155원으로 놓고 계산하면 5775억원 가량이다.
이날 비차익거래 5771억원과 맞아 떨어지고 있어 한일 스위치트레이딩설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일본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는 반면 한국은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2010년 전망도 양호한데다, FTSE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서 한국 증시를 일본 증시와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스위치트레이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한일 스위칭트레이딩이 일과성에 그칠 것인지, 다른 외국계도 동참할 것인 지 여부다.
다른 외국계 자금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한다면 국내증시는 다시 불어오는 외국인 수급으로 연말 랠리는 물론 큰 폭의 상승세로 마감할 여지도 크다.
류용석현대증권시황분석팀장은 "엔화 강세가 후퇴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일본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장기화되는 반면 국내 기업의 이익은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일본 증시자금의 한국이동을 무턱대고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일 자금 스위칭이 일회성에 그칠 지, 장기적으로 지속될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진단됐다.
류 팀장은 "펀더멘털의 비교 우위로 외국인의 일본 증시자금이 한국증시로 옮겨오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라며 "자금이동이 가시화되면 일본과 한국이 경합하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릴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