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5조짜리 실적도 못믿는 시장

[오늘의포인트] 5조짜리 실적도 못믿는 시장

김진형 기자
2010.07.07 10:55

과도한 더블딥 우려로 '실적' 평가 인색.."결국은 주가에 반영될 것"

한 기업의 영업이익이 무려 5조원이다. 좋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좋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다. 3분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삼성전자(268,500원 ▼3,000 -1.1%)가 7일 개장전 2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발표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1%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0.5% 정도 약세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상승에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까지 증시에 우호적인 재료들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이유는 뭘까.

증권가에서는 재료 노출, 하반기에 대한 우려 등이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1분기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일부는 재료가 노출되는 시점에 주식을 팔고 있다거나 '2분기는 좋은데 3분기도 좋을지 모르겠다'는 불확실성 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적과 주가의 디커플링(비동조화)은 한마디로 '매크로(거시경제) 이슈가 어닝(실적)을 묻어 버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마디로 5조원을 벌어도 시장은 못 믿겠다는 것"이라며 "더블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이 실적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IT업종은 경기민감 섹터이기 때문에 경기가 꺾이면 실적도 꺾일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시장이 믿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이사)도 "메크로 이슈가 어닝을 누르고 있다"며 "더블딥, 유럽 재정 위기, 중국 긴축 우려 등 메크로 이슈가 워낙 강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을 위협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같은 우려는 외국인들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메크로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난달 말부터 우리 시장에 대한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개장 2시간도 안돼 2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개인은 재료 노출에 따른 차익실현, 외국인은 매크로 우려에 따른 주식 비중 축소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과도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실적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학균 팀장은 "더블딥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2004년에도 경기 우려 때문에 우상향하는 기업실적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결국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주가가 3분기 실적 기대감을 반영한 상태에서 어닝시즌에 진입했다면 실적 발표 후 차익실현 매물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세중 이사는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을 주가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4분기 중에는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 중반에 경기모멘텀과 실적이 만나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와 상황이 비슷했던 2004년 7월과 2006년 7월의 경우를 보면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이후 증시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이번에도 실적발표시즌에는 국내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지만 하반기 경기 비관론이 누그러질수록 지수 전반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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